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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과 용서도 용기가 필요하다

진정한 관계란?

by 황상열

요새 유튜브 영상을 즐겨본다. 인문학, 자기계발 강의를 주로 보다가 가끔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본다. 마음이 지치고 피곤할 때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는 것만큼 좋은 게 없다. 스트레스가 확 날아간다. 오늘 본 영상은 오랜만에 개그맨 김구라가 운영하는 구라철이다. 예전 잘 지내다가 소원해진 사람들의 관계를 다시 회복시켜주는 “절친노트” 컨셉이다. 오늘의 주인공은 개그맨 최국과 윤성호다.


20년전 같은 개그 프로그램의 한 코너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두 사람은 지난 5~6년간 만나지 않았던 사이라 한다. 최국이 먼저 윤성호가 보고 싶다고 하여 김구라가 중재에 나섰다. 처음에 윤성호는 나오기 싫다고 거절했다. 굳이 안보고 지내도 괜찮은데, 화해를 꼭 해야하냐고 반문했다. 몇 번을 고민하던 끝에 두 사람은 만났다.


윤성호가 최국에게 예전 코너할 때부터 말할 때 남을 무시하는 말투와 표정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고 이야기한다. 최국은 전혀 모른 표정으로 그럼 그럴 때 마다 표현을 해야지 왜 말을 하지 않았냐고 반문한다. 윤성호는 그 자리에서 이야기하면 매번 싸움만 날 것 같고, 본인이 나이가 어려서 참았다고 변명한다. 그것이 조금씩 쌓이다가 결국 술 취한 최국이 윤성호에게 선배를 무시한다고 소리치다 싸움이 났다. 그 계기로 둘은 멀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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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난 두 사람은 어색했지만, 서로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응어리를 풀었다. 후배의 잔소리와 조언을 들으면서 자신의 예전 잘못을 인정하는 최국도, 다시 보기 싫었지만 선배를 용서하는 윤성호도 모두 용기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보지 않거나 관계를 끊어도 상관없다. 사실 관계가 어긋나서 소원해진 사람에게 연락하거나 다시 만나자는 것도 굉장히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마흔이 넘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 친해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결이 맞는 사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했다. 진심으로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내가 가진 것도 많이 나누어주려 했다. 하지만 자신이 필요한 것을 취하게 되면 태도가 돌변했다. 그리고 입을 싹 닫고 사라졌다. 연락을 취해도 차일피일 미룬다. 감정이 상하고 상처를 받는다. 그 뒤로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어 이제는 쉽게 친해지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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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인간관계를 잘하는 편은 아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편하게 연락을 하고 지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로 상처를 주고 받고 관계가 소원해진 사람들이 몇 몇 있다. 예전의 나 같으면 미리 연락해서 사과도 하고 용서도 했을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 시간에 나를 위해 쓰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그래도 관계를 회복시키고 싶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를 해주고 다시 받아주는 것은 상대방의 몫이다. 하지만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다시 만나고 싶어 용서를 구하는 이유를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었다. 또 내 잘못도 인정하면서 말이다. 최국과 윤성호의 절친노트 영상을 보고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결국 관계를 잘 유지하려면 서로간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또 감정이 상하면 그때그때 이야기해서 풀어야 뒷탈이 없다.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받아주는 일 모두 진짜 용기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소원해진 사람이 있다면 용기를 내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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