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이 겹쳤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다시 살고 싶은 용기도 나지 않았다. 누워만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했다. 아무리 고민해도 생각나지 않았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미래가 불안하여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하루하루가 괴로웠다.
가족들을 볼 면목이 없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누워만 지낼 수 없었다. 눈치도 보였다. 어떤 계기가 되어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어린 시절 힘들 때마다 독서를 통해 극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다시 책을 읽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간 곳이 광화문 교보문고였다. 처음에 눈에 띄었던 책이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 였다. 거기에 나온 구절 하나를 읽고 서점 구석에 털석 앉아 한참을 울었다.
“친구들은 승승장구 하고 있는데. 그대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가? 잊지말라. 그대라도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나만 잉여의 나날을 보내는 줄 알았다. 나 빼고 모두 다 잘 사는 것 같았다. 현실이 그랬다.
지인이나 친구들은 모두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이 되어 자신의 멋진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중이었다. 작은 설계 회사를 전전하면서 사회생활을 이어나갔던 나는 은연중에 자존감이 많이 약해진 상태였다.
그들을 만날때마다 작아지는 나를 발견했다. 열등감이 폭발하여 술에 취해 갈등도 많았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러나 이 구절을 읽고 나서 아직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오지 않았다 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시 한번 해보자 라는 용기가 생겼다. 내 인생의 변화를 만들어준 결정적인 한 문장이었다.
이후로 독서할 때마다 그 책에서 내 인생을 바꾸어 줄 한 문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 문장을 찾으면 밑줄을 그었다. 여백에 그 구절에 대한 내 생각을 적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그 구절을 내 일상에 적용했다. 나한테 맞는 구절도 있었지만, 그 반대 경우도 있었다. 맞지 않는 구절이라도 내 인생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의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게 됩니다... 의식이 변화하면, 자연히 행동도 변화합니다. 행동이 변화화면 현실도 변화합니다.”
이노우에 히로유키 저자의 <배움을 돈으로 바꾸는 기술>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독서량이 쌓일수록 조금씩 의식이 바뀌기 시작했다.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과 성찰로 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면서 주제 파악을 하게 되자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책에서 찾은 한 문장으로 내 의식을 바꾸었다. 또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으로 옮겼다. 그것이 쌓일수록 인생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인생의 굴곡이 있을 때마다 독서를 통해 나만의 한 문장을 찾을 생각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혹시 지금 인생이 힘들다면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아 한 문장이나 구절을 찾아보자. 그 문장과 구절이 지금 보이지 않는 인생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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