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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답이다

by 황상열

회사에서 점심식사 후 인터넷 뉴스를 검색했다. 한 기사 제목에 눈이 멈추게 되었다.


“산악회원 50명 온대서 고기만 110만원어치 샀는데..., 상상 초월한 역대급 노쇼 발생“


기사 내용을 보니 산에 갔던 산악회 회원 50명이 한 식당에 식사 예약을 했다. 식당 주인은 50명이 온다는 이야기에 삽겹살 110만원 어치를 미리 주문했다. 바로 온다고 예약을 했던 터라 준비시간이 길지 않아서 주인, 종업원 등이 모두 힘을 합쳐 음식준비에 돌입했다.


다시 주인이 예약했던 산악회 회원에게 언제 오는지 물어보기 위해 다시 연락했지만 받지 않았다. 주인은 혹시 노쇼가 아닐까 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속이 타 들어간다. 계속 연락해도 받지 않다가 어렵게 그 남성의 어머니와 연락이 되었다. 주인은 그녀에게 물어봤지만. 아들이 집에서 나갔다라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애가 타는 주인은 신고를 하겠다고 하자 갑자기 예약남성에게 연락이 다시 왔다. 거의 다 와가니 빨리 50인분 준비하라고! 믿을 수가 없던 주인은 20만원 선금 입금을 요구하자 예약남성은 더 이상 연락이 없었다. 완벽한 노쇼였다. 이후로 손님이 몇 명 받았지만 그 날 장사를 망쳤다고 한다. 손해가 참 컸다는 마무리 기사를 보고 화가 났다.

가끔 모임이나 업무 등으로 인해 식사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나도 미리 식당을 찾아 예약을 한다. 이름과 시간 등을 꼼꼼하게 식당 주인에게 전달한다. 그러다가 거의 그런 일은 없지만 갑작스런 일로 못가게 되면 적어도 1시간 전에 이야기한다. 그것이 식당 주인에 대한 예의이자 배려이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관계에서 지켜할 할 덕목이다. 위 기사에 나온 산악회 사람은 그 기본조차 지키지 않았다.


갈수록 사람들 간 예의를 지키지 않고, 배려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얼마전 신당역에서 한 여자 승무원이 같은 전 직장 남자 동료에게 살해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한 공기업 입사동기로 만났지만, 남자의 지속적인 협박을 견디지 못한 여성은 고소했다. 그 보복으로 남자는 여성을 죽였다. 한 쪽이 싫다고 하면 거기에서 끝내면 그만인데, 집착이 결국 화를 불렀다. 이것도 배려를 하지 않는 셈이다.


남을 배려하면 자꾸 손해본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점점 하지 않게 되는 세상이다. 나만 잘되고 아니면 된다는 분위기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식당에 예약했으면 제발 좀 노쇼하지 말고 그냥 가자. 그 예약을 위해 준비하는 식당 주인의 노력을 생각했다면 쉽게 노쇼할 생각은 못했을 것이다. 또 남녀 사이에도 만나게 되면 깔끔하게 이별하고 미련을 두지 말자. 서로 간에 배려를 좀 하고 살자. 배려만 잘해도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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