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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

인생과 글쓰기에 필요한 한가지

by 황상열


매주 1회 정도 초청강의를 진행하거나 직접 한다. 강의가 끝나면 청중들이 강사에게 궁금한 것을 물어보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다. 하지만 먼저 나서서 질문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이 그런건지 어린 시절부터 주입식 교육만 받고 자라서 질문을 하지 않는 분위기가 많아서인지 모르겠다. 외국 정상들이 한국에 와서 기자회견을 하고 질문을 하라고 이야기해도 한국기자들은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진행자가 나서서 질문을 하라고 종용해야 그때서야 한 명씩 마지못해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신기하게 한 명이 질문을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도 그제서야 하나씩 손을 들고 말한다. 무슨 봇물이 터지는 것도 아니고, 왜 질문을 하지 못할까?


질문을 하게 되도 문제다. 자신이 궁금한 사항만 간단히 요약해서 물어보면 되는데, 그렇지 않는 사람이 많다. 꼭 앞에다 사족을 붙인다. “죄송한데, 이런 거 물어봐도 되나요?”, “제가 좀 못나서요. 해보지 않다 보니..” 등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한다. 그냥 모르는 게 있으면 당당하게 물어보면 그만이다. 자신을 깎아내리는 말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 나도 그랬다. 아니 지금도 가끔 그럴 때가 있다. 할 말은 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그렇지 못할 때가 많다. 괜히 움츠러든다. 자신감이 떨어진다. 왜 나는 이 모양일까 자책도 한다. 자꾸 부정적인 감정과 마음이 생기면 자신의 일상에도 영향을 미친다. 매사에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어떤 강의를 듣고 모르는 게 있다면 당당하게 물어보자. 또 회사에서 상사에게 혼나거나 업무 실수가 생겨도 빨리 잊고 자신있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수습하자. 이럴 때 필요한 말이 “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 이다. 가끔은 뻔뻔할 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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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회사 술자리에서 폭음하고 만취한 적이 있다. 술자리에 있었던 일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후회가 몰려왔다. 회사에 가서 인상을 찌푸리고 앉아 있으니 상사가 말했다. 그냥 지나간 것은 잊고 다음에 안 하면 되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일하라고. 뻔뻔함이 있어야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러워서 못 쓴다고 한다. 자꾸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다 보니 한 줄도 못 쓴다. 글을 완성했다고 해도 자신의 노트 깊숙이 박혀 있거나 블로그에 비공개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나도 처음 글을 쓸 때 그랬다. 이런 글을 누가 읽는다고..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두렵고 창피했다. 하지만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뻔뻔함이 있어야 한다고 글쓰기 스승님 이은대 작가의 강의에서 듣게 되었다. 타인이 뭐라고 하면“So What? (그래서 어쩌라고?)”을 시전하면 된다. 그렇게 뻔뻔함으로 나만의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남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


인생을 사는 것도 글쓰기도 결국 내가 하는 것이다. 남들이 정해놓은 기준이나 평가 따위는 무시해도 된다. 뭐라고 한마디 하면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마음으로 당당하게 맞서자. 나도 조금씩 그런 마음으로 살다 보니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 일상도 단순해졌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여전히 남의 눈치를 보고 있다면 이제라도 뻔뻔함을 장착해서 자신만의 당당한 인생을 살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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