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서울에 있는 고궁 투어를 하고 있다. 나와 닮은 9살 아들과 함께 간다. 요새 축구와 역사에 빠져 있는 청개구리 아들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고 있다. 사실 업무와 개인적인 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하는 나쁜 아빠다. 반성하는 차원에서 시간을 쪼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지난 주말에는 창덕궁에 갔다. 태어나서 창덕궁은 처음 가본 듯 하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갔다면 아주 어려서 기억이 안 났을지 모른다. 입구에 들어선 순간 멋드러진 기와지붕이 있는 한옥들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10월의 완연한 가을 날씨라서 청명한 하늘과 기가 막힌 조화를 이루었다. 정말 오랜만에 눈이 호강했다. 피곤하고 지친 몸과 마음이 조금은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좋은 것만 보기에도 짧은 인생인데. 왜 이리 아등바등 숨졸이며 살아가야 할까?’
아이와 함께 천천히 궁을 둘러보았다. 곳곳에 보이는 멋진 풍경을 눈에 담았다. 9살 아이도 오늘은 참 즐거워 보였다.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뛰어가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참 좋다. 창덕궁과 창경궁이 붙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창경궁까지 구경하기로 했다.
입구부터 창덕궁과는 다른 느낌이다. 연못과 정원(건물)이 있는데, 역시 푸른 가을 하늘과 절묘한 조합을 보여준다.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웬만하면 집 근처를 벗어나지 않는 성향이라 사람들이 여행을 왜 가고 돌아다니는지 알게 되었다. 유한한 인생에 즐기면서 좋은 것만 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아닐까?
오늘 점심을 먹고 좋아하는 김종원 작가님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카드뉴스에 자존감을 높이는 짧은 구절을 소개해 주었다. 쭉 읽다가 “좋은 것만 보기에도 짧은 인생이다.”라는 구절에서 소름이 끼쳤다.
몇 주 동안 고궁을 직접 보면서 참 좋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전 왕, 왕비나 신하들이 이 고궁 안에서 써내려간 서사를 상상하면서 여기저기 둘러보는 일이 참 즐거웠다. 오랜만에 뭔가 탁 트인 상쾌함을 느꼈다.
지금까지 회사업무와 개인적인 일 등으로 바쁘게 지내온 듯하다. 가끔은 좋은 것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서 힐링도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볼거리도 많은 이 세상에서 짧은 인생에서 최대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바쁜 일상이지만 최대한 자신의 눈에 좋은 것만 넣어보자.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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