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Nov 30. 2022

전업작가로 살고 싶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2015년부터 막연한 꿈을 꾸었다. 그 시절에도 다니던 회사 사정이 안 좋아서 월급은 20% 삭감되고, 그마저도 밀렸다. 그 막연한 꿈은 바로 글을 써서 책을 출간하고 인세로만 사는 전업작가가 되는 것이었다. 희망이 없던 그 시기에 가슴이 마구마구 뛰기 시작했다.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월급이 밀리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팍팍한 현실이었지만 내 머릿속은 장밋빛 미래로 가득찼다. 어떻게든 작가가 되고 싶었다. 일단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글을 써야 한다. 어떻게든 책을 내기 위해서는 5줄 이상 써야 했다.      


1시간 동안 5줄 이상 쓰는 것이 어려웠던 그 당시의 나에게는 큰 숙제였다. 방법을 찾아야 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5줄 이상을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방법은 몇 번 소개했지만, 일단 자신이 1시간 동안 쓸 수 있는 분량을 파악한다. 파악한 분량만큼만 매일 쓴다. 시간이 단축되면 분량을 조금씩 늘려나간다. 그렇게 한 달을 매일 습작하다 보니 한글 A4 한 장을 채울 수 있게 되었다. 책쓰기 강의와 책을 참고하면서 <모멘텀> 원고를 쓰기 시작했다.      


두 달동안 직장과 집안일을 제외하고 원고 집필에만 몰두했다. 매일 쓰다 보니 확실히 처음보다 글쓰기가 수월해졌다.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분량을 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수확을 얻었다. 하지만 출판사 투고를 하면서 작가의 꿈은 그리 호락호락한게 아니구나 라고 느끼게 되었다.      

300개의 출판사에 투고했지만 계약하자고 연락오는 곳은 없었다. 큰 좌절을 겪었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서점에 진열되는 것을 꼭 보고 싶었다. 6개월의 사투 끝에 한 곳에서 연락이 와서 2016년 4월에 출간할 수 있었다.      


저자 증정본을 받았을 때, <모멘텀>이 광화문 교보문고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는 순간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어 행복했다. 이젠 나도 전업작가로 살 수 있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출간하고 받은 인세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현실은 냉혹했다. 모든 책이 나오면 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결국 전업작가로 사는 삶은 포기했다. 그래도 그만둘 수 없었다. 전업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계속 글을 썼다. 7년 동안 13권의 종이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전업작가로 사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다. 책 한 권이 초대박이 나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직 그런 적이 없다.      


마음을 비우고 내려놓았다. 글을 계속 쓰다 보면 언젠간 전업작가의 꿈을 이루지 않을까 싶다. 한 권씩 출간할 때마다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분명히 그 시기는 올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어야 그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전업작가로 한번쯤은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 오늘도 그 꿈을 향해 글을 써본다.     


#전업작가 #작가 #글쓰기 #인생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필사를 하는 진짜 목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