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성이 없다.
한 남자가 있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중이다. 말 그대로 음주운전이다. 쿵! 가다가 택시와 접촉사고가 났다. 택시기사에게 술 마신 걸 들켰다.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하면서 합의를 요구한다. 합의금을 주겠다고 집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악마로 돌변했다. 택시기사는 시신으로 장롱에서 발견되었다.
그것도 그 남자의 여자친구가 아니었으면 택시기사가 죽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태연히 사람을 죽이고 나서도 그는 택시기사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았다. 그 돈으로 평소와 같이 일상을 영위했다. 이웃과 웃으면서 담소하는 그의 모습에서 소름이 끼쳤다. 신문에서 이 사건을 읽는 나도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데,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그는 아마도 이성만 앞선 감성이 없는 사람일지 모른다.
* 감성 돋았다.
M본부에서 하는 <놀면 뭐하니>의 작년 마지막 방송이다. 생전에 죽은 사람의 목소리를 복원하여 다시 들려주는 기획을 시도했다. 유튜브 방송으로 편집된 영상만 봤는데도 눈물이 난다. 유재석 등 패널이 찾아간 곳은 평범한 가족의 집이다. 의뢰한 사람은 자매다. 첫째 딸이 36살, 둘째 딸이 32살이다. 둘째 2살 때 아버지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돌아가셨다. 첫째는 아버지의 얼굴을 기억하지만 둘째는 모른다. 그리고 30대 초반에 홀로 미망인이 된 그들의 어머니는 30년을 가슴에 남편을 묻고 살았다.
AI 복원 기술을 통해 아버지의 목소리를 복원했다. 아버지의 노래가 들리자 어머니는 오열한다. 얼마나 남편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을까? 시공간을 초월하여 부부는 다시 만났다. 그리고 두 딸의 이름을 부르며 잘 자라줘서 고맙다 라는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두 딸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 장면을 보는 나도 울컥했다.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남자치고 감성이 많은 사람이라 아마도 솔직하게 더 웃고 우는 것 같다. 말 그대로 감성 돋았다.
* 감성이 필요한 시대
세상이 점점 메말라간다. 서로 간의 소통도 없다. 사소한 이유로 분노하고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기도 한다. 성과와 경쟁 위주의 사회가 만든 결과이다. 돈 많이 벌고 공부만 잘하면 되는 세상이다. 인성은 뒷전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밟고 올라서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부자가 되거나 성공한 사람을 경멸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열등감에 사로잡혀 그들을 싫어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들을 만나면 굽신거리고 애꿏은 노약자를 괴롭힌다. 인성교육이 되지 않으니 영악한 청소년들의 속임수에 당하거나 시비가 붙어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감성이 메말라서 생기는 일이라 생각된다. 사랑과 배려, 공감으로 정리되는 감성이 필요한 시대이다. 올해는 부디 첫 문단에서 언급한 저런 사건은 없었으면 좋겠다. 물론 이런 글을 쓰면서 여전히 욱하거나 감정 조절을 못할 때가 많은 나도 먼저 반성해야겠다. 감성을 장착하여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랑하기에도 바쁜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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