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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내는 기본적인 조건

by 황상열

*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오늘도 글렀다. 어떻게든 내가 정한 분량만큼 쓰고 자야 하는데, 모니터만 계속 바라보고 있다. ‘왜 이렇게 생각이 나지 않지?’ 제발 어떤 글감이라도 좋으니 떠올랐으면 하는 심정이다.

내 생애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벌써 시계바늘은 새벽 1시를 넘었다. 졸려 죽을 것 같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었다. 현재 내가 쓸 수 있는 분량은 5줄이다. 어떻게 하면 더 쓸 수 있을까?

세수를 하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 일단 자판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나는 대로 감정이 가는 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구성도 엉망이고 앞 뒤 맥락도 맞지 않았다. 그래도 5줄을 썼다. 5줄만 쓰자고 다짐했는데 어떻게 성과를 내니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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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양부터 채우자.


혼자 고민하면 도저히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글쓰기 책이나 강의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즈음에 만난 글쓰기 사부님 이은대 작가의 강의와 여러 권의 글쓰기 책은 나에게 오아시스가 되어 주었다. 사부님은 일단 물리적인 양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쓰기 책에서도 일단 쓰기 시작한 후 매일 조금씩 양을 늘려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언급했다. 무릎을 쳤다. 무슨 일이든 처음은 어렵지만 물리적인 양을 채우다 보면 익숙해지는 그런 논리였다. 어떤 일이 있어도 매일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기준은 블로그 1일 1포스팅 또는 책 원고 반 꼭지 분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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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과 누적의 힘

그렇게 매일 쓴지 8년이 지나고 있다. 8년이 지난 지금 네이버 블로그를 보니 오늘 기준으로 이 글 포함하여 총 6,913개의 글이 올라가 있다. 곧 7,000개를 바라본다. 1년에 평균 약 1,000개의 글을 쓴 셈이다. 하루에 3개 이상 글을 썼다는 계산도 나온다.

매일 조금씩 물리적인 양을 채워 나갔더니 글쓰기가 익숙해지면서 실력도 좋아졌다. 잘 써지는 날도 있고, 정말 한 줄도 안 써지는 날도 있었다. 슬럼프가 오면 일주일 동안 일부러 쓰지 않기도 했다. 그것을 제외하면 비가 오나 눈이 와도 매일 썼다. 오랫동안 쌓인 글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지속과 누적이 그만큼 무섭다. 꼭 글쓰기가 아니더라도 무슨 일이든 시작하고 물리적인 양을 지속해서 채우고 그것이 쌓이다 보면 성과라는 큰 무기로 자신에게 돌아온다. 성과를 내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바로 그냥 시작해서 계속 꾸준하게 자신의 물리적인 양을 채우는 것이다. 오늘부터 자신이 원하는 항아리에 당장 한 방울의 물방울이라도 떨어뜨려 양을 채울 준비를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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