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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가 되자

by 황상열

“아, 좀 그만해! 아빠 귀 아파.”


오늘도 올해 10살이 된 둘째 아들은 계속 리코더를 부르고 있다. 그것도 그냥 부르는 게 아니라 아주 큰 소리를 내는 중이다. 안 그래도 작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데, 불쑥 짜증부터 냈다. 그만 하라고 했는데도 계속 입에서 리코더를 크게 불고 있다. 더 이상 참지 못해 리코더를 빼앗았다. 둘째아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또 자기 목소리로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다. 말을 해도 듣지 않는 청개구리처럼 보였다.


예전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했다. 과연 나도 청개구리처럼 굴었을까? 오히려 그 반대다. 나는 부모님의 말씀을 잘 듣는 아이였다. 공부하라고 하면 하고, 자라고 잤다. 그러다가 사춘기가 지나면서 조금씩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계속 좋은 대학을 가야 한다고 다그치는 아버지의 말씀에 지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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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고3 시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망치고 나서 처음으로 청개구리가 되었다. 부모님과 상의도 없이 내가 원하는 대학과 전공을 골랐다. 그 시절 담임 선생님이 부모님과 상담도 하지 않고 네 맘대로 해도 되냐고 반문했다. 나는 괜찮다고 대답한 후 부모님께 등록금만 되어달라고 요청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철없는 아이였다. 그 이후로 모든 결정은 나 스스로 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 아침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 하나를 보게 되었다. 이 영상의 내용도 ‘성공하고 싶으면 부모님 말을 듣지 않자.’ 이다. 사실 주변을 봐도 정말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을 다니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살 수 없다. 오로지 사회가 맞추어 놓은 성공 기준에 따라 사는 것이 정상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이 세상을 지배했다. 다행히 시대가 변하면서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렇지 못한 사람은 비정상에 실패자라고 보기도 한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청개구리가 되어야 한다. 이제 부모님과 타인의 말은 듣지 말자. 다 듣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 듣고 나서 그 말을 수용할지 안할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다. 이제 내 인생은 나 스스로가 개척해야 한다. 언제까지 부모님이나 타인이 하라는 대로 하면서 살 것인가? 자신의 근사한 인생은 결국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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