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행복의 조건

by 황상열


몇 달 전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행복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지인 한 명이 여러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혹시 지금 행복하신가요?”

그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몇몇 지인들이 대답한다.


“행복해요. 아주 기분 좋아요.”

“지금 행복하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술을 마시면서 즐거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나에게는 행복이에요.”

“일리가 있네요. 다른 분들은 어떠세요? 행복하신가요?”

“네네. 이 순간만큼은 행복하네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하는 눈빛이다. 쭉 둘러보는데 한 사람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술자리가 무르익어 갈 무렵 그 사람에게 다가가 잠시 바람 좀 쐬자고 했다. 아까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사실 혼자 책을 보고 생각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이런 모임에 나와 많은 사람들과 있으면 빨리 들어가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는 그에게 오래 있지 않아도 되니 시간낭비 하지말고 중간에 들어가라고 조언했다. 고개를 끄덕인 그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2차를 옮길 시간에 그는 집에 가야 한다고 웃으면서 나갔다.


이렇게 행복에 대한 조건은 사람들마다 다양하다. 성향이나 일상이 다 다른데 행복을 느끼는 조건도 다를 것이다.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행복의 조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행복2.jpg

“좋은 인간관계, 자율성, 인생의 의미와 목적 부여, 재미있는 일! 이 4가지가 있으면 행복의 조건이 충족되고 보장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이 4가지 조건을 다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어느 조건은 채워야 하는가?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꼭 저 4가지를 다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결국 내 인생의 행복도 나 자신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관계가 좋지 않으면 어떤가? 나를 사랑해주는 가족, 소수의 친구만 있어도 행복하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또 어떤가? 물론 인생에서 자율성이 있다면 자신 마음대로 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행복할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그 강제성 안에서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할 수 있다면 그것도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다.

꼭 인생에 거창하게 의미와 목적을 부여해야 행복할까? 소소하게 자신의 일상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행복이다. 그리고 일이 재미없다면 자신의 마음을 바꾸어 즐겁게 하면 된다.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자신이 있는 현재 상황에서 즐겁고 마음이 편안하다고 느끼는 상태이다. 자신이 책 한 권을 읽고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이 행복이라면 그렇게 할 때 가장 큰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사람들과 왁자지껄 떠드는 것이 행복이라면 그렇게 할 때 가장 큰 즐거움을 가지게 된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내 글에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다. 행복의 조건은 정해진 것은 없다.

행복1.jpg

#행복의조건 #행복 #행복이란 #인생 #꿈 #현실 #삶 #라이팅 #인문학 #마흔의인문학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청개구리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