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블로그를 둘러보다가 김종원 작가의 글을 보게 되었다. 전업작가로 삶을 살고 싶은 나에게 김종원 작가님은 롤모델이다. 오늘 쓰신 글을 보고 요새 고민하던 문제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그 글의 일부를 한번 소개해본다.
“당신이 무언가를 정말 하고 싶다면,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계속 하세요. 굳이 남들보다 잘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계속 하다 가보면 남들은 알아서 사라지고, 당신만 혼자 남을 테니까요. (중략)
도서관에 가도, 직장에 가도, 학원에 가도, 결국 해내는 사람은 잘하는 사람이거나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그저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당신의 생각 만큼 치열하게 열심히 하지 않아요. 한다고 해도 매우 일시적이라 끝을 만나지 못하죠.”
위의 구절을 읽으면서 고개를 계속 끄덕였다. 이제야 이 구절의 의미를 조금씩 이해하고 있다. 마흔이 되기 전에 만난 독서와 글쓰기 덕분에 인생에서 가장 강한 사람이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7살의 겨울이었다. 첫 시작부터 삐꺽거리기 시작했다. 새로 시작한 작은 설계회사에 입사해서 1년간 잘 다녔다. 그러나 해가 바뀌고 나서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다. 들어오자마자 임금 체불을 겪으니 당황스러웠다. 계속되는 야근과 철야근무로 인해 일도 정말 많이 했지만, 그에 대한 댓가를 하나도 받지 못하다 보니 너무나 억울했다.
그때부터 38살이 될 때까지 한 회사에서 정착하지 못했다. 급여가 밀렸다는 이유가 가장 컸지만. 참을성이 부족하고 욱하는 내 성격에도 문제가 있었다. 상사가 혼을 내기라도 하면 인내하지 못하고 사표를 던졌다. 새롭게 이직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겠다고 다짐하지만 몇 달을 가지 못했다.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하고 잘한다 해도 버티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었다.
지금 회사에서 7년째 근무를 하고 있다. 회사 내 장기근속자가 많다. 우리 팀을 살펴보면 동기는 8년째 팀장님은 20년이 넘게 한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1년도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 동안 같이 동고동락 하면서 지낸 시간을 돌아보면 좋았던 순간도 있지만 힘든 시간이 더 많았다. 그래도 그 순간을 버티면서 지금까지 근무하는 그들이 가장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물어보면 그냥 하다보니 시간이 흘렀다는 말을 많이 한다.
횟수로 9년째 만 8년이 넘는 시간동안 매일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5줄 이상 내 생각과 일상을 표현하는 것이 어려웠다. 글을 쓰다 보니 내 마음이 정리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좋았다. 그리고 매일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다. 퇴근하고 밤늦게 또는 아침 일어나서 그냥 썼다. 글감을 찾아 쓰기도 하고, 생각나는대로 내 마음에 낙서하듯이 썼다.
처음에 같이 글을 쓰기 시작했던 사람들은 이제 많이 보이지 않는다. 허접한 글 그만 쓰라고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무시하고 계속 썼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몇 권의 책을 내고 수천 건의 SNS 글이 남았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기관 등에 글쓰기 강의도 하게 되었다. 신문과 잡지에 가끔 칼럼을 쓰고 있다. 그냥 쓰다 보니 이루어진 성과였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냥 시작하고 계속 꾸준히 하자. 생각보다 오랫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는 누가 뭐라해도 죽는 날까지 읽고 쓰는 삶을 ‘그냥’ 계속 할 생각이다. 그 시간이 쌓이면 쌓일수록 결국 끝까지 그냥 하면서 같은 꿈을 꾸는 소수의 사람만 남을테니. 계속 하는 그대가 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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