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예전부터 알고 지낸 선배에게 전화가 왔다. 오랜만에 반가운 목소리로 그에게 인사했다.
“상열아, 오랜만이다.”
“네. 형님 정말 오랜만에 연락주셨네요. 잘 지내시죠?”
“그럭저럭 지내. 지금 해외에 있어.”
“외국이요? 어디 계신 거에요?”
“베트남에 있어. 일 때문에 나온지 2년 넘었다. 코로나 때문에 한국에서 사업 접고 지인따라 나갔어.”
“그러고 보니 형님과 마지막으로 본게 벌써 2년이 넘었네요. 안 그래도 사업 정리하신다는 이야기는 지난번 들었던 거 같아요.”
“사실 너무 힘들었어. 지금도 뭐 상황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선배는 갑자기 말끌을 흐린다. 몇 분동안 내 귀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갑자기 흐느끼는 선배의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로 들려온다. 순간 당황했다.
“형님, 괜찮으세요?”
“미안하다... 사실 너무 힘드네... 그래도 한국에 있을 때 네가 많이 챙겨줘서 잘 견딜 수 있었다. 고맙다.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아이고! 그런 큰일이 있으셨네요. 지금 장례식장은 어딘가요? 가볼게요.”
“아니, 여기 현지에 같이 모셔왔는데, 사고를 당하셨어.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더니 지금 사업도 현지인에게 사기를 맞은 것 같네. 그냥 좀 답답해서 전화했다.”
“....”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뭐라고 어줍잖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 했다.
“목소리 들었으니 끊자. 나중에 한국 들어가면 보자.”
“네. 형님도 건강 잘 챙기시구요. 모든 일이 잘 수습되길 같이 빌겠습니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이었다. 선배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다시 보자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혼자 감당하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실 선배에게 정말 힘들 때는 충분히 슬퍼해도 좋다고 말하고 싶었다. 마음이 좋지 않아서 문자로 대신 그 말을 전달했다.
많은 사람들이 힘든 이별을 겪거나 나쁜 일이 생겨 감당하기 힘든 슬픔 앞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드러내지 않는다. 말하면 무슨 큰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 떤다고 할까봐 아예 말을 하지 않고 혼자 삭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감정이 계속 안에다 쌓이다가 결국 폭발하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자. 즐거운 일이 생기면 기쁘다고 하자. 슬픈 일이 생기면 충분히 울고 슬퍼하자. 한번쯤은 그래도 된다. 인생에 어떤 일이 벌어지거나 상황이 생겨도 결국 나를 지키는 것은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번 나의 솔직한 감정을 털어내면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지금 힘든 당신, 힘들땐 울어도 괜찮다. 그리고 베트남에 있는 선배도 충분히 슬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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