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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11. 2023

타인에 대한 기대를 하지 말자

“월급이 또 밀렸어? 몇 개월째야?”

“벌써 3개월이 밀렸어요. 어떡하죠?”

“아! 짜증나네. 정말 일은 많은데, 돈도 안 나오고. 일할 맛이 안나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2년 만에 들어간 회사에서 월급이 밀리기 시작했다. 바로 위 나의 사수는 소리쳤다. 사무실 안에 근무하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를 쳐다보았다. 아랑곳 하지 않고 사수는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막 2년차 직장인이었던 나는 사수의 눈치를 보고 다시 모니터에 있는 도면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월급이 안 나오니 정말 일하기 싫었다.      


며칠이 지나자 사수도 더 이상 참지 못했다. 그는 나에게 다른 회사로 이직할 때 데려갈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했다. 아무 힘도 없었던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무 기뻤다. 월급이 계속 밀리고 곧 망할 회사에서 탈출할 기회가 생겼다. 물론 자력으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에 대해 힘이 빠졌지만 이것이 당시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다. 한 달 뒤 사수와 나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고, 다시 잘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3개월 후 사수는 나에게 다른 회사로 다시 이직해야겠다고 말했다. 무슨 말씀이냐고 물었지만, 너무 성급하게 이 회사로 왔는데, 적응을 못하겠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럼 나는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이젠 너 스스로 새로운 회사에 적응해서 잘 커야지. 언제까지 나한테 붙어만 있을 생각이냐? 너무 타인에게 기대하지 마. 결국 너 혼자 다 헤쳐 나가야 해.”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너무 서운했다. 아직 사수에게 배울 게 많은데 갑자기 본인 힘들다고 사라진다고 하니 기운이 빠졌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이젠 나도 스스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수가 알려준 대로 하나씩 정리해서 나만의 업무 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보니 사수가 없는 몇 달 동안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몇 년이 지나고 나서 누군가의 사수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다 11년 전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해고를 당하기 전까지 팀장으로 바쁘게 회사를 위해 일했다. 도움이 필요하다는 지인이나 친구들이 있으면 아무리 바빠도 시간내어 그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연히 내가 힘든 시기가 오면 그들이 당연하게 도와준다고 믿었다.    

  

몇 통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거나 받아도 지금 바쁘니 나중에 보자는 연락이 대부분이었다. 며칠이 지나자 아무도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타인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했는지 실망을 넘어서 돌아오는 배신감과 상처는 너무나 컸다. 그 때 알았다. 믿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분노를 넘어 허탈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웠다.      


작가와 강사가 되어 자기계발 세계에 들어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이 서로 이용하려고 한다. 좋은 사람도 많지만 각자의 이익을 위해 잠시 친했다가 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해고당한 이후 사람에게 상처받은 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누구도 믿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린 탓도 있다. 그 이후로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기면 혼자서 방법을 찾아 해결하는 편이다.     

 

인생에서 볼 때 타인에게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되면 자신의 성장도 더디거나 멈추게 된다. 타인에게 조언이나 도움은 조금 받을 수 있지만 그것에 대해 너무 기대거나 바라지도 말자. 결국 인생의 모든 문제는 나 혼자서 풀 수 있다. 인간관계가 힘든 것은 그 상대방에게 너무 메어 있거나 기대를 넘어 의존하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타인에 대한 기대는 오늘부터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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