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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27. 2023

당신은 낙천적입니까? 낙관적입니까?

“에이 잘 되겠지 뭐! 뭘 그리 걱정하냐?”

“야, 그래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냐?”

“나 집에 간다. 너나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 가라.”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수험생이라 한다. 대학을 가기 위해 1년 동안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라는 입시를 준비한다. 같이 다니는 무리 중의 친구 하나는 상당히 낙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생겨도 싱글벙글 하며 웃는 얼굴이다. 밝은 성격을 가진 그가 부러웠다.      


지금보다 더 얼굴을 찡그리고 다녔던 나는 친구들이 인상 좀 펴고 다니라고 소리쳤다. 세상에 모든 걱정은 다 짊어지고 사는 사람 같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다. 내가 생각한 대로 되지 않으면 걱정부터 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그 걱정과 고민이 너무 지나쳐서 비관적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11월 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보고 나서 길었던 1년의 수험생활이 끝났다. 낙천적인 친구는 말 그대로 1년 동안 자기가 공부하고 싶을 때만 책을 펼쳤다. 나는 어떻게든 시험을 잘 보고 싶어 쉬는 시간도 없이 주구장창 공부했다. 그래도 불안해서 견딜 수 없어서 집에 가서 늦게까지 조금이라도 책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준비했는데도 본 시험을 망쳤다. 안 그래도 비관적이었던 나는 더 움츠러들었다.      

친구는 어떻게 되었을까? 시험을 아예 망치고 다시 재수한다고 연락왔다. 그래도 웃는 얼굴로 다시 하면 되지 라고 나에게 말한다. 이번에 재수하면 계획이나 대책을 세워서 체계적으로 열심히 하라고 말했지만, 그는 그냥 하면 된다는 식으로 흘려 들었다. 재수를 하기 싫어 점수에 맞추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그와 연락이 끊어졌다.      


군대 제대 후 다시 그의 소식을 듣고 연락해서 만났다. 반가움과 미안함에 술 한잔 사기로 했다. 술집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싱글벙글이다. 낙천적인 성격은 그대로다. 요새 뭐하고 사냐고 물어보니 웃으며 대답한다.  

   

“아직 대학 입시 공부중이야. 5수 하고 있어. 하하하!”

“군대는 안갔어?”

“신검 받았는데 면제 나와서. 계속 공부하고 있지.”     


말문이 막혔다. 아직까지 입시 준비라니. 24살인데 그렇게 공부해서 안되면 다른 계획이라도 세워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웃기만 한다.      


“너 정말 낙천적인 성격은 좋은데, 너무 대책없는 거 아니야?”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하하”     


20년이 지나 마흔 중반에 다시 그를 만났다. 뭐하고 사냐는 질문에 그는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결혼은 하지 않고, 작은 월세방에서 지낸다고 했다. 낙천적인 성격은 그대로였다. 그래도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낙천적인 성격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어떤 사람은 낙천적이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낙관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세히 보면 두 가지는 다르다. 낙천적인 것은 아주 해맑다는 뜻과 비슷하다. 아무 생각없이 인생을 사는 일이다. 이유 없이 안일하게 사는 태도는 좋지 않다. 그래도 자신 인생에서 어떤 방향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미래에 벌어질 일에 대해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긴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짓이다.      


이와 다르게 낙관적이라는 말은 미래를 대비한다고 보면 된다. 마흔 중반이 된 나는 비관적인 사람에서 낙관적인 사람으로 조금씩 변했다. 물론 걱정이나 고민은 하지만 그것이 예전처럼 한숨 쉬며 쓸데없이 시간만 보내는 게 아니라 그래도 방법을 찾아 희망적으로 보려고 한다. 그런 자세가 불확실한 미래에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낙천적인가? 낙관적인가? 오늘 한번 판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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