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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 백세희

by 황상열

지난 일요일 토지왕초보특강을 하러 강남에 가는 길에 잠시 시간이 남아 서점에 들렀다가 눈에 띄게 된 책이다. 떡볶이 마니아로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잠시 들었다가 단숨에 읽게 되었다. 저자가 10년동안 우울증과 불안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의사와 나누는 대화를 엮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요새 내가 느끼는 감정도 이렇구나 라고 공감되었다. 사실 요새 겉은 멀쩡한데 속으로는 새카맣게 타들어갈 때가 많다. 우울하다가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는 그런 상태가 하루에 몇 번씩 반복된다. 아마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이 이런 느낌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그렇지 않은 이중적인 태도와 표출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감정상태로 멍하게 살아가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문장 하나하나를 읽다가 잠시 멈추고 다시 읽게 되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보통 다른 책은 읽으면 마음에 와 닿거나 한 두 개의 문장만 다시 읽게 되는데, 이 책은 아마도 저자가 정신과 의사와 나누는 처방전 같은 구절이 많다 보니 나도 저자의 관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


“힘들 땐 무조건 내가 제일 힘든 겁니다. 그건 구린 것도 이기적인 것도 아니에요.”


저자의 주치의가 한 말인데, 요새 느끼는 것이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가 힘들면 그게 제일 힘든 것이다. 나조차도 어떤 기대치를 안고 거기에 미치지 못하면 나 스스로를 학대했다. 그냥 그 힘듬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그만인 것을.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한번 느껴본다.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도 없다. 그냥 오늘 하루 힘들다가도 한번 웃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으로 힘을 내고 또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런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떡볶이나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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