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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17. 2023

변화는 조금씩 꾸준히 일어난다

  “아! 왜 이렇게 뱃살이 안 빠지는거야. 근육도 안 나오고.”     

열심히 기구를 이용하여 근력운동을 하고 잠깐 쉬고 있는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20대 젊은이 두 명이 대화중이다. 역기를 들다가 잠시 내려놓고 소리친 것이다. 나도 배가 조금 나왔지만, 그는 배가 거의 만삭 수준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트레이너가 웃으며 다가갔다. 젊은이에게 한 마디 한다. 

“이제 운동 시작한 지 일주일 되었는데, 금방 뱃살이 빠질까요? 근육이 그렇게 금방 막 나올까요?”

“아니 그게 아니구요. 저 매일 1시간 이상 트레이너님 말씀대로 운동 했는데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요.”

“저도 회원님 수준의 몸매였는데, 3개월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근육도 생기고 뱃살도 빠지게 되었어요.”   

  

그 말을 들은 젊은이는 좀 멋쩍었는지 머리를 긁적인다. 웃으면서 다시 다른 기구로 향한다. 대화를 듣다가 너무 오래 쉰 것 같아 나도 다시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다. 아직 나도 근육이 막 나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분명히 시작할 때보다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체력은 약간 좋아졌다고 느꼈다. 운동을 하지 않을 때는 하루종일 일하고 밤 9시만 되어도 금방 지쳐서 아이들에게 짜증도 많이 냈다. 그만큼 체력이 떨어지니 예민해진 탓이다.      

다시 운동을 시작할 때는 온 몸이 뻐근했는데, 2주 정도 지나자 조금씩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밤 11시가 되었는데도 예전보다 확실히 몸이 덜 피곤했다. 아마도 운동을 매일 조금씩 더 하면 몸의 변화도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한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회사에서 보고서나 검토서를 쓸 때는 한글 프로그램 기준으로 한 장 이상 분량을 채웠다. 그러나 일상이나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글로 옮겼더니 5줄 이상 쓰지 못했다. 그 차이를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생각해 보니 10년 넘게 진행하던 회사 보고서에 익숙했고, 일상 등 글쓰기는 아직 접해보지 않아 익숙하지 않았던 그 차이였다.      

우선 매일 한 줄씩 더 쓰기로 결심했다. 어제 5줄밖에 못 썼다면 오늘 1줄을 더 써서 6줄을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한 달을 연습하니 A4 한 장을 채울 수 있었다. 그 뒤로 8년 넘게 매일 쓰고 있다. 이제는 분량을 채우는 것이 익숙해졌다. 좀 더 다양한 글을 써보기 위해 연습하고 있다.      


변화는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는다. 자신이 되고 싶고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생겨서 이전과는 다른 변화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 원하는 바를 너무 빨리 이루고 싶어한다. 조급하다 보니 한 두 번 해보고 잘 되지 않으면 포기한다. 변화가 시작되는 시간을 기다리지 못하는 것이다.      


끊임없는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을 통해 뱃살이 들어가고 근육이 조금씩 생긴다. 매일 조금씩 쓰는 분량이 많아야 좀 더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변화는 조금씩 꾸준히 일어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변화를 빨리 원하고 있다면 당장 그 생각부터 그만두자. 시간을 두고 천천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샌가 변화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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