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황상열 Aug 21. 2023

리셋 증후군의 폐해

하루가 멀다하고 묻지마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서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자꾸 이상한 또라이에게 희생당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서울시 관악구 한 공원에서 일어난 사건은 정말 안타까웠다. 개학을 얼마 앞두고 업무 처리를 위해 출근하던 한 30대 여자 초등교사가 갑자기 나타난 한 남자에게 끌려가 폭행과 성폭력을 당했다. 30살의 남자는 그냥 주먹도 아니고 “너클”을 끼고 여자를 무자비하게 때렸다. 살려 달라고 소리치고 나서야 구할 수 있었지만, 이미 의식불명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그러나 이틀 만에 사망했다.      


경찰에 붙잡힌 남자에게 기자가 물었다. 왜 그런 짓을 했냐고? 30년 동안 한번도 성관계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랬다는 대답에 참 할 말을 잃었다. 분명히 주변 사람들과 교류도 없고 혼자 집에 쳐박혀 있던 사람의 특징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경찰 조사 결과, 일정한 직업 없이 하루종일 게임만 즐겼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게임만 주구장창 하다 보니 진짜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리셋 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리셋 증후군”이란 컴퓨터가 갑자기 말을 듣지 않을 때 리셋버튼을 누르면 시스템이 다시 살아나는 것처럼, 벌여 놓은 일이나 깨진 인간관계가 마음에 썩 들지 않아도 쉽게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 현상을 말한다.“리셋 증후군”이 심한 사람일수록 온라인 가상공간과 현실의 생활을 구분하지 못해서 별다른 의식 없이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아마도 신림동 사건 범인도 게임 속에 빠져서 현실에서도 이렇게 하면 통할 거란 믿음이 생겼을 것이다. 자신이 게임 속의 주인공처럼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착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정상생활을 했을 리 만무하다. 정상적인 이성교제는 꿈도 못 꿀 일이다. 그 행동 자체가 나쁜 것이라고 왜 판단 조차 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이성적인 판단 자체를 못 할 정도로 마비가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어린 시절 나도 비디오 게임을 좋아했다. 내가 직접 겪어 보지 못한 다양한 세상을 게임 속 캐릭터를 조종해서 같이 스토리를 이어나가거나 보스와 전투했다. 하나씩 클리어 할 때마다 굉장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게임 속 가상공간에 빠져 있었지만, 일상생활과는 철저히 구분했다.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취미로 게임을 즐기고 있지만 “리셋 증후군”까지 빠지진 않는다.      


결국 “리셋 증후군”에 빠지는 것은 과도한 게임이나 온라인 SNS 사용이 원인이다. 문제가 생기면 도망가는 성향의 사람도 이 증후군에 잘 빠진다고 나와 있다. 어린 시절은 잘 지나갔지만 성인이 된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까지 직장을 여러 번 옮기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자주 차단했던 나도 “리셋 증후군” 환자였다. 자꾸 회피하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리셋 증후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온라인 활동이나 게임을 줄이면서 진짜 일상에서 사람을 만나고 자신의 일을 해야 한다. 가상현실과 현실 세계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디지털 세상으로 변화가 세상을 풍요롭게 바꾼 잇점도 있지만, 사람간의 소통이 약화되고 개인주의가 만연하는 단점도 계속 나오는 중이다. 또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자꾸 자신을 돌아보고 사색하는 것도 “리셋 증후군”을 고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이런 “리셋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그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부디 이 글을 읽는 당신이라도 “리셋 증후군”에서 벗어나길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본다.  

  

#리셋증후군 #현실과가상구분못하는 #현실 #가상 #한계 #벽 #두려움 #자이언트라이팅코치 #닥치고글쓰기 #인생 #라이팅 #인문학 #마흔이처음이라 #당신만지치지않으면됩니다 #자기계발 #에세이 #단상 #황상열 #황상열작가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계속 해나가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