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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20. 2023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계속 해나가자

일요일 오후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때리다가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영상 하나를 발견했다. 이제 막 50대 후반을 맞이한 네 명의 중년 남자가 술자리를 하는 영상이다. 제목이 “퇴직자들의 솔직한 술자리 이야기”라고 되어 있다. 아직 그 나이가 되려면 시간이 남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인생 문제에 대한 조언은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보게 되었다.      


네 명의 중년 남자들은 모두 오래된 대학교 동창이다. 세 사람은 대기업에서 30년 가까이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한 지 5년이 넘었다고 소개한다. 나머지 한 사람은 공공기업에서 이제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 대신 임금피크제를 선택하여 월급은 평소에 받던 돈보다 반도 못 받고 있지만, 그래도 회사를 다닐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는다. 이제 1년 남은 퇴직 생활을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 인생 후반기를 어떻게 하면 즐겁게 보낼지 구상중이라고 했다.      


퇴직 후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고 진행자가 물었다. 역시 대부분의 대답이 돈과 인간관계였다.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월급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그만두고 나서야 알았다고 고백한다. 또 회사 안에서 그렇게 형 동생 하면서 지냈던 선배, 동료, 후배들이 회사를 그만두니 하나같이 연락을 피했다는 이야기는 공감이 되었다.      

지금 만약 직장을 떠나거나 퇴직을 앞둔 사람에게 조언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한 사람은 직장을 떠나게 되면 바깥 세상은 지옥이란 말이 맞기 때문에 기존 잘 나가던 과거를 빨리 잊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또 직장 안에서 앞으로 무엇을 할지 결정해서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말씀에도 공감했다. 또 건강관리도 잘 해야 앞으로 즐겁고 행복하게 인생 후반기를 살 수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중년 남자의 조언이 오늘은 가장 크게 와 닿았다. 

“요새 60살은 아직도 젊은 나이야. 최소 20년 이상은 더 살아야 하는데, 내가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계속 하는 것이 중요해. 매일 무엇인가 조금씩 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들면 활기차게 살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요새 2시간씩 써보고 싶었던 시를 쓰고 있어.”     


잠시 이 이야기를 듣고 나를 돌아봤다. 마흔 전까지 회사일을 마치면 사람을 만나 술을 마시거나 집에 와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나를 위한 자기계발이나 재테크 공부 등은 뒷전이었다.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생각에서 끝났다. 사실 일이 너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해서 뭔가 해야할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시절에는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 감정이 내 인생을 좀 더 힘들게 흘러가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마흔 언저리에 만난 독서와 글쓰기가 이제는 나에게 즐거움과 행복을 준다. 매일 30페이지 정도 읽고 한 편의 글을 쓰는 루틴을 8년째 이어가고 있다. 사실 독서만 따진다면 10년이 넘었다. 읽고 쓰다 보면 복잡한 내 마음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고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읽고 쓰는 루틴은 이어나가려고 한다.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두 가지 도구를 찾았으니 계속 읽고 쓰다 보면 내 작품도 하나씩 더 쌓아가는 기쁨도 같이 누릴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요새 여기에 최근에 다시 시작한 운동도 추가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아직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없다면 한번 고민해보자. 그 한 가지를 매일 조금씩 이어나갈 수 있다면 좀 더 행복하고 근사한 인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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