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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16. 2023

너무 내달려왔다면, 잠시 멈추는 것도 좋다

 나이가 들면서 가장 명확하게 공감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세월이 참 빨리 지나간다는 일이다. 12월도 벌써 보름이 지났다. 크리스마스가 열흘도 남지 않았다면 내 생일도 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2월 16일 오늘은 내가 태어난 날이다. 이 세상에서 나오게 해준 부모님께 우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올해도 새해가 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이 왔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순식간이다. 호기롭게 올 한 해도 시작했다. 여러 추진하는 일도 순조롭게 흘러갔다. 회사 일도 여러 모임도 큰 문제 없이 진행되었다. 상반기를 지나 8월 초까지 많은 성과가 있었다. 여러 일을 병행하다 보니 가끔 지치기도 했지만, 회사 업무를 포함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시간가는 줄 몰랐다. 여러 기관과 백화점 문화센터 강의, <당신만 지치지 않으면 됩니다> 종이책 출간, 클래스 101 책쓰기 온라인 강의 런칭, 2명의 작가 배출 등을 성과로 만들 수 있었다.       


상반기에 너무 내달렸는지 8월이 지나서부터 무엇을 하더라도 쉽게 지쳤다. 머리로는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이해하면서도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날씨까지 덥다 보니 회사에서 퇴근하면 침대에 눕기 바빴다. 기력이 너무 떨어졌다고 판단되어 다시 헬스장에 등록했다. 조금씩 운동하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데, 좋지 않은 일이 연이어 터졌다.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다 보니 회사 상황이 안 좋았는지 원치 않은 희망퇴직으로 11월에 나오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본업을 유지하면서 버티어 보려 했지만,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다 보니 결과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또 설상가상으로 따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도 문제가 생겨 차질이 생겼다.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 연이어 터지다 보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잘 다니던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나오게 되니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이 추가되었다. 머리가 복잡해서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아마도 지금까지 폭주 기관차처럼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 잠시 멈추고 가라는 하늘의 계시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생긴 것이다.      


계속 우울하게 있을 수 없다 보니 지금 시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종이를 꺼내 놓고 적었다. 회사를 이미 나오게 된 상황은 이미 결정 나서 내가 이제 할 수 없는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은 앞으로 어떤 인생을 만들지에 대한 선택지만 있을 뿐이다. 다시 구직 활동을 해서 이직할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지 등이 그것이다. 이렇게 구분하니 두려움과 불안함이 사라졌다.      


사실 이렇게 금방 정신 차린 것은 아니다. 처음 회사 대기 발령부터 퇴사까지 결정될 때까지 그 2주 동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히 심했다. 2주 동안 다시 내 인생의 방향을 정하고 그에 따른 정확한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잠시 멈춤의 시간을 활용했다. 멈추고 나를 천천히 돌아보니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이런 문제가 생긴 원인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었다. 결국 나에게도 원인이 있어서 이 결과가 생긴 것이다. 멈추면 잠시 비워낼 수 있다. 비워내야 다시 채워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위기가 기회가 되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다시 원점에 섰다. 2024년은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어떤 선택 하든지 그에 따른 책임은 오롯이 지는 내년을 보낼 수 있도록 올 남은 연말에는 잠시 멈추어서 정리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올 한해 너무 달려왔다면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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