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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24. 2023

성과 마인드셋 vs 성장 마인드셋

10년 전 다녔던 회사에 무서운 상사가 있었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기 위해 팀원을 다그치는 사람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끊임없이 수정을 시켰다. 그 수정 작업으로 야근도 많이 했다. 견디지 못한 팀원은 조용히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에게는 오로지 성과를 내야 한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좀 힘들고 불만이 나오면 가차 없이 소리를 질렀다.      


“회사에 성과를 내야 돈을 벌지! 그 따위 마인드로 일하니까 발전이 없는 것 아니야?”

상사의 말대로 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당연히 회사는 성과를 내야 돈을 번다. 그 성과가 좋아야 보람도 있다. 당연히 성과를 낸 팀에게는 보상이 돌아간다.      


그렇게 성과를 2년 동안 상사의 다그침으로 인해 팀원들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팀이 잘 되면 자신에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에 참고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인센티브는 팀장이 모두 가져가고, 팀원에게는 그저 수고했다는 한 마디와 회식이 전부였다. 두 번이나 그렇게 당하니 모두 힘이 빠졌다. 당연히 그 상사에 충성하는 사람은 없어졌다. 자신만 믿고 따라오라고 해놓고 공은 자신이 모두 가로채니 어느 누가 이 사람을 믿을 수 있었을까?      

그 상사는 온통 자신의 성과에만 몰두하다가 팀원이 계속 그만두자 경영진 측에서도 눈치챘는지 얼마 가지 못해 회사에서 잘리게 되었다. 성과를 잘 내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성과에만 집착하다 보니 결국 자신까지 망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2016년 첫 책<모멘텀>을 출간했다. 지금까지 썼던 책도 쉽지 않았지만, 첫 책만큼 노력을 많이 기울인 적은 없었다. 책 쓰기의 모든 과정이 처음이다 보니 작업 시간도 배로 걸렸다. 또 초고도 잘 쓰기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 많은 자료 조사, 문장 하나 쓰는 데도 생각을 많이 했다. 어떻게든 성과를 내고 싶었다.    

  

첫 책이 나오고 나서 두 번째 책, 세 번째 책은 더 잘 써야겠다는 마음이 앞섰다. 첫 책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부담감이 더 커졌다. 사실 첫 책이 그렇게 잘 된 것도 아닌데 혼자서 더 잘 써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위의 사례로 든 상사와 나는 모두 성과 위주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생긴다. 쉽게 이야기하면 ‘성과 마인드셋’으로 일을 대했다는 점이다. 성과 마인드셋은 말 그대로 모든 일에 꼭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다.      


무조건 성과를 내야 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의 실패나 두려움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압박감과 부담감이 상당하여 잠을 자지 못하거나 다른 잘못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도 생긴다. 심해지면 성과에 대한 부담으로 아예 도망을 치는 경우도 생긴다.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아무래도 계속 성과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더 이상 책을 쓸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을 찾다가 마인드를 바꾸기로 했다. ‘성장 마인드셋’으로 바꾸면 좀 더 마음 편하게 쓸 수 있지 않을까 판단했다. 성장 마인드셋은 말 그대로 이번 책을 쓰면서 잘 되지 않더라도 또 한 번의 작업으로 뭔가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가짐이다.      


또 무조건 성과를 잘 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첫 책보다 좀 더 나은 내용을 어떻게 하면 더 잘 쓸 수 있을지 긍정적인 사고가 가능했다. 성과가 아니라 좀 더 성장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면 앞으로 한 권씩 낼 때마다 더 좋아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결국 성장 마인드셋으로 글을 쓰다 보니 좀 더 편안하고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었다. 성장 마인드셋의 전제 조건은 잘 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하는 것이다.      


돌아오는 2024년은 또 다시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아마도 성과를 빨리 내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지만, 성장 마인드셋으로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실패하더라도 배우면서 좀 더 나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성과에 너무 치우치기 보다 성장에 집중하는 것은 어떨까? 진정한 성과는 성장을 통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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