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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Dec 29. 2023

당신이 책을 쓰고 싶은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며칠 있으며 다시 새해가 시작된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지만, 새해가 되면 새로운 마음으로 무엇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이 늘어난다. 외국어 공부, 다이어트, 독서 등 뻔한 레퍼토리의 목표가 나오기도 한다. 또 자신이 정말 원했던 분야를 찾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목표를 세울 수도 있다. 요새 새해 목표 중 하나가 책을 써서 출간하는 것도 종종 보였다.      


책 쓰기 강의를 하기 전에 먼저 물어본다. ‘당신은 왜 책을 쓰고 싶으신가요?’

다양한 답변이 나온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정리하기 위해서.’,‘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많은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어서.’ 등등이다. 어디서 강의나 책에서 본 듯한 답변도 보인다. 그중에 가장 많이 나왔던 답변이 이것이다.


‘김미경 강사 등 유명한 강사나 작가로 인정받아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인정한다. 나도 그렇게 되고 싶은 마음은 늘 있으니까. 하지만 책을 쓴다고 다 김미경 대표나 김창옥 강사처럼 될 수 없다. 자신이 쓰는 콘텐츠가 트렌드에 맞아야 하고, 운과 타이밍도 따라야 한다. 또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자신을 따르는 팬덤이 조금이라도 형성되어야 한다.      


출판사 입장에서 책을 만들면 어쨌든 팔아야 수익이 남는다. 비즈니스 개념으로 접근하면 결국 책도 상품이기 때문에, 팔리지 않으면 손해를 보게 된다. 아무리 콘텐츠와 기획이 좋아도 결국 마케팅이 되지 않으면 더 이상 작가로서의 수명은 점점 줄어든다. 내가 요새 제일 고민하는 부분이다. 위에서 언급한 유명한 작가와 강사가 되어 돈을 벌고 싶다는 것도 책을 쓰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나쁜 것이 아니다. 책을 써서 저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남에게 인정받고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는가?    

  

많은 출판사가 거꾸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SNS 구독자가 많은 사람을 많이 찾고 있다. 그들이 올려놓은 콘텐츠도 좋지만, SNS 운영자를 따르는 팔로워가 많다는 의미는 자신의 책을 살 구매자가 많다는 의미다 보니 적극적으로 접근한다. 결국 그 많은 구독자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보니 인플루언서 라는 말까지 생겨난 것이다. 그렇게 인플루언서에게 먼저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자는 제의가 가면 같이 기획하고 추후 원고를 써서 출간하는 시스템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8년 동안 11권의 종이책 개인 저서와 4권의 공저, 다수의 전자책을 출간하거나 등록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 팔리거나 잘 된 책은 많지 않다. 내가 책을 쓰고 싶었던 진짜 이유는 두 번째 직업을 만드는 것이었다. 직장생활 하면서 월급도 밀리고 앞으로 미래가 불투명하다 보니 다른 파이프라인이라도 구축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 9년째 글을 쓰는 생활로 들어가고 있지만, 가끔 계속 책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계속 써봐야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감도 솔직히 들었다.     

 

분명히 팔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쓴 콘텐츠는 읽어보면 어디서 본 듯한 글이고, 그다지 소장할 가치는 못 느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새로운 책을 기획하지만 원고를 쓸 때마다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 책은 어떻게든 한 번 대중에게 성공적으로 먹히게 하고 싶은데, 그런 글을 쓰려고 하면 두려움만 커진다. 아마도 베스트셀러 작가로의 재능은 부족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래도 책을 출간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 것은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지금까지 이렇게 버틸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글을 쓰면서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했다. 많지 않지만 그래도 내 글을 좋아해주는 독자들이 있기에 계속 쓸 수 있었다.      


내가 책을 쓰는 이유는 이제는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거기에 좀 더 유명해져서 영향력을 가져보고 싶다. 또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전업 작가로 살고 싶다. 소수의 독자가 아닌 수 만명의 독자가 좋아하는 글을 쓰고 싶다. 돌아오는 2024년에도 글은 계속 쓰겠지만, 고민이 많아진다.      


당신이 진짜로 책을 쓰고 싶은 이유는 무엇인가? 속물이 되어도 좋다. 다만 가장 어리석은 일은 글을 쓰지도 않으면서 책을 내겠다고 하는 것이다. 제발 무슨 이유라도 좋으니 매일 조금씩 쓰자. 작가의 기본 조건은 우선 쓰는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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