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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Feb 08. 2024

9년 동안 지금까지 글을 쓸 수 있었던 2가지 이유

많은 사람이 가끔 나에게 물어본다. 전업 작가도 아닌데 매일 SNS에 글을 쓸 수 있는지? 매년 1권 이상 종이책을 출간할 수 있었는지? 강의와 강연, 블로그 등에 여러 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올린 적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한두 번 시도하다가 잘되지 않아서 금방 포기했던 사람이 나다. 그만큼 끈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던 것은 38살 이전까지 내 삶은 시작은 찬란했지만 제대로 마무리한 경험은 하나도 없었다. 35살부터 38살까지 무려 4번 직장을 옮겼다. 마흔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7번의 이직이 있었다. 조금만 힘들고 어려우면 도망만 쳤다. 월급이 밀려 경제적인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이유도 있었다. 그것을 제외하면 업무가 나에게 맞지 않는다, 상사가 너무 무섭다, 야근과 철야 근무가 많다 등 부정적인 면만 보고 쉬운 길만 찾았다.      


문제 해결보다 이런저런 핑계와 변명으로 일관했다. 귀가 얇아서 무엇이 좋다고 하면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바빴다. 도시계획기술사가 되면 앞으로 일이 힘들어도 미래가 보장된다는 말에 솔깃했다. 하지만 일이 늦게 끝나 피곤하다, 공부해야 할 범위가 넓다, 과연 1년 동안 바짝 준비한다고 해서 합격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심 등이 겹쳐서 몇 달 대충 준비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이것저것 손은 많이 댔지만, 정작 성과를 이룬 것은 하나 없었다. 이게 잘될지 안될지 의심하고, 열심히 하지도 않으면서 매일 불안과 걱정만 하니 당연히 인생이 잘 풀릴 수 없었다. 거기에 끈기도 없고 쉽게 포기하니 내가 생각했던 찬란한 미래도 이루어질 리가 만무하다. 인생의 쓴맛을 다 보고서야 바뀌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인생의 변화를 꿈꾸면서 만난 두 가지 도구가 독서와 글쓰기였다.      


책을 읽으면서 하나같이 성공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한 가지를 오랜 시간 동안 진득하게 하고,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지부터 생각하고 헤쳐 나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지 못했기 때문에 인생의 실패는 당연했다. 앞으로는 그 반대로 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는 전 직장이 되었지만, 마흔 살에 들어가 약 8년 정도 다녔다. 나처럼 살지 말라고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전해주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글쓰기도 몇 번 하다가 포기하려 했다. 허접하고 말도 되지 않는 글을 쓰지 말라는 주변인의 비아냥과 놀림, 아무리 써도 분량을 채우지 못하는 스트레스, 내가 쓴다고 해서 어떤 사람이 과연 읽어줄까 하는 의심 등이 나를 괴롭혔다. 성향 자체가 예민하다 보니 몇 번 시도하다가 되지 않는 이유를 또 찾았다. 이것마저 포기하면 내 생애 처음으로 절실하게 찾은 작가가 될 수 없다고 느꼈다. 생각을 바꾸고 다시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쓰고 있다.      

지금까지 쓸 수 있었던 이유는 2가지다. 첫째, 작가가 꼭 되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다. 5줄 이상 쓰지 못했던 내가 어떻게든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겠다는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계속 써야 했다. 이 다짐마저 지키지 못하면 앞으로 다른 것은 영원히 이루지 못할 것 같았다. 아무리 바빠도 나와의 약속을 지키다 보니 계속 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둘째, 그냥 썼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 책 한 권을 출간하는 일도 난관이 많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썼다. 매일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도 있어 스트레스가 많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냥 썼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술을 마셔도 그날에 써야 할 분량은 그냥 채웠다. 이제는 글쓰기도 나에게는 밥 먹는 것처럼 루틴이 되었다.      


이 2가지 이유 덕분에 9년 넘게 글을 쓰고 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글을 쓰고 싶다. 나와의 약속이다. 오늘도 노트북을 켜서 한글창을 열고, 그냥 쓰고 있다. 요새 글쓰기에 대한 내 생각과 방법을 기록하는 일이 즐겁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 많다. 하지만 오랫동안 쓰는 사람은 많이 보지 못했다. 더 많은 사람이 글쓰기를 만나 인생이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써야 한다. 글을 쓰고 싶다면 매일 아니더라도 주 3회 이상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쓴다고 자신과 약속하자. 그리고 그냥 쓰자. 최소 이 행위를 6개월 이상 반복한다면 당신도 글쓰기가 루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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