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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2. 2024

30대 건축가가 소개하는 집 이야기

즐거운 남의 집 – 이윤석 김정민

15년 전 가을 아내와 결혼하고 처음 살았던 곳이 송파구 석촌동이다. 아파트 한 채도 해 올 능력이 되지 않았다. 내가 모은 돈과 집에서 좀 도움받고, 대출받아 작은 빌라 전세로 신혼집을 구했다. 지금도 아내에게 이 점에 대해 참 미안하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제목을 보고 그 시절이 떠올랐다.      


딱 한 번 대학교 시절 친구들과 1년 정도 따로 방을 얻어 지낸 적이 있다. 군 전역 후 복학하고 나서 친구 2명과 그 시절 새로 지은 아파트를 월세로 얻었다. 방 크기는 약 15평이다. 1년 정도 지내고 나서 친구나 지인과는 같이 살면 어려운 점이 많다고 느꼈다. 이후 결혼 할 때까지 부모님 집에서 함께 지냈다.      


부동산 투자에도 관심이 없어서 직접 집을 알아보는 일은 없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지금까지 몇 번의 이사를 했지만, 거의 아내에게 일임하여 진행했다. 이제야 부동산 투자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면서 여기저기 물건에 관심을 가지는 중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30대 초반 두 명의 건축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집, 지인과 친구의 집, 부동산 투자 등 집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풀어내고 있다.      


“비록 새 집이 아니더라도, 넓은 집이 아니더라도, 이 집에 쌓은 정과 이곳에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것. 나에게는 그게 전부일지 모르겠다.”     


지금 사는 집은 오래된 다가구를 리모델링해서 살고 있다. 이제 2년 반 정도 되었다. 여기서도 어느새 정을 쌓고 있다. 그 전 살던 집에서 9년을 넘게 살았다. 참으로 많은 정을 쌓았던 곳이다. 희노애락이 많았다. 집은 거기 살고 있는 주인이 정을 쌓아가는 공간이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새 집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고 오래된 집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공감한다. 가끔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어떤 집이나 공간이 어울릴지 생각한다. 구수하고 털털한 사람을 만나면 오래된 시골집이 떠오른다. 깔끔하게 수트를 입은 사람을 보면 새로운 주상복합과 어울린다고 느낀다. 나는 어떤 집이 잘 어울릴까?      


“집 창문을 통해 안과 밖의 시선과 행위가 드나든다.”     


집이 아니라, 내 안의 창문을 통해 인생의 안과 밖의 시선을 바라본다. 오늘은 산책하면서 내 안의 창문을 열어보고 대화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연을 담은 뷰는 결코 모두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집을 구할 때 뷰를 중요하게 여긴다.”     

집을 구할 때 뷰도 중요하다. 뷰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이다. 저자도 이야기하지만, 멋진 뷰는 누구라도 같이 공유하는 공간이 되면 어떨까?      


“언젠간 무너질 이 아파트처럼 나도 무너질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재건축을 하니까. 나도 재충전을 하고 재탄생해서 좀 더 멋지게 살 날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아파트도 30년이 지나면 재건축을 하게 된다. 인생도 살다 보면 무너질 때가 있다. 그 과정이 물론 힘들겠지만, 그럴 때마다 인생을 다시 재건축하는 마음으로 일어나면 된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나도 다시 힘을 내어 내 인생을 재건축 해봐야겠다.      


참으로 독특한 책이다. 내 집도 아니고 전세와 월세를 살고 있는 남의 집 소개도 참 유쾌하게 잘 풀어낸다. 그렇다고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부동산 투자를 꼭 해야 하는지, 집이라는 공간을 꼭 소유해야 하는지 등 읽으면서 곱씹게 만드는 내용도 많았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다산북스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고 쓴 솔직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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