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로 글쓰기와 책 쓰기에 도전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책을 쓰는 일이 어렵다면 SNS에 글이라도 써야겠다고 다짐한다. 내 주변에도 글쓰기와 책 쓰기에 관심이 없다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가끔 물어보기도 한다. 특히 9년 넘게 글을 쓰면서 어떻게 그 많은 종이책을 출간하고 전자책도 등록했는지 질문한다.
오늘은 여러 번 듣는 그 질문에 대해 한 번 다시 고민했다. 물론 팔리는 책을 써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지만,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2015년 초부터 지금까지 이런 성과를 낸 것에 대해 스스로 뿌듯하기도 하다. 혹시 전업 작가라서 그게 가능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그 반대이다. 전업 작가로 살고 싶어서 직장을 다니면서 계속 글을 썼다.
글을 쓰는 사람으로 평생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 그러나 목표를 이렇게 정했다고 해서 다 이루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래도 지금까지 책을 출간하고 지금 새 원고를 쓰고 있는 시점에서 글쓰기나 책 쓰기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거창한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시스템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깨닫게 되었다.
많지 않지만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강의와 코칭을 하고 있다. 그중 한 수강생은 2년 전부터 나에게 한 말이 있다. “올해 안에는 꼭 제 이름으로 된 책을 낼게요.” 그렇게 이야기 했지만, 여전히 초고 완성도 못하고 있다. 매년 목표는 거창하게 세우지만, 성과를 못내고 있다. 이유는 역시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지 않은 탓이다.
시스템을 만든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목표와 시스템의 차이는 이것이다. “올해 안에 꼭 제 이름으로 된 책을 출간하겠습니다.” 는 목표이다. 이 목표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올해 안에 출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2월에는 출간해야 한다. 그러면 거꾸로 12월에 출간하기 위해서 언제까지 초고를 완성해야 하고, 출판사와 컨택 후 퇴고도 마쳐야 하는지에 대한 실행계획이 나온다. 이 실행계획을 다시 월간, 주간, 일간 단위로 쪼개어 만드는 것이 바로 시스템이다.
수강생은 목표만 세우고, 시스템을 만들지 못했다. 처음에는 나도 이제 작가가 될 수 있다는 부푼 마음에 초고를 쓰기 시작한다. 하지만, 시스템이 없다 보니 쓰다 말다 반복하다가 일상이 바쁘고 다른 것에 신경 쓰다 보니 뒤로 미루게 된다. 계속 미루다가 시간이 지나면 포기한다.
12월까지 출간하기로 목표를 세웠다면 현 시점에서 6월 상반기까지 주제와 컨셉을 잡고, 목차 구성 후 초고를 완성해야 한다. 7~8월에 퇴고 하면서 출판사 컨택 후 9월 즈음 계약한다. 나머지 기간은 출판사와 협의하면서 몇 번의 퇴고를 거친 후 출간까지 진행한다. 이렇게 큰 계획이 나오면 “일주일에 최소 3꼭지 이상의 원고를 쓴다.”, “한 달 내 주제를 정하고 목차를 정한다.”는 등의 시스템이 만들어진다. 이것을 그대로 실천하면 끝이다.
SNS에 글을 쓰는 일도 마찬가지다. “팔로워 만 명을 만들겠다.”라고 목표를 정했다면, 어떤 주제로 어떻게 쓸지 시스템을 만들어 매일 매주 실천하면 된다. “하루에 한 개 피드나 포스팅 하겠다.” 는 등의 시스템이면 현실적이다.
나는 지금까지 어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었다면 시스템을 만들어서 매일 조금씩 글을 썼다. 아무리 바빠도 그 시스템에서 정한 규칙은 지켰다. 물론 다 지키지 못할 때도 있지만, 적어도 그런 노력은 해야 내가 생각한 일정에 차질이 없다. 요새 약간 인생의 방황을 겪는 중이라 다시 시스템 정비를 하고 새 원고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내 이름으로 된 책 한 권을 내고 싶은 분이라면 거창한 목표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만들고, 하나씩이라도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라고 외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결국 시스템 자체가 반복이다. 시스템을 먼저 만들고 계속 실천하다 보면 결국 원했던 근사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부디 올해는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서점에서 만나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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