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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03. 2024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면

“잠 좀 자자! 왜 이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거야?”

자고 싶은데 옆에서 떠드는 아들에게 큰소리쳤다. 다음 날 출근도 해야 하고, 이미 시계는 12시를 향해 가고 있다. 일찍 자야 하는데, 여러 이유로 잠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화를 냈다. 아이에게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알고 있는데도, 몸이 피곤해지면 나도 모르게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나의 화를 받게 되는 아이는 움찔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분노에 깜짝 놀라면서 몸을 웅크린다. 이제 머리가 좀 굵어졌는지, 가끔 대들기도 한다.      

“아빠나 빨리 자라고! 갑자기 뭐라 하는 거야?” 

“밤에는 다들 자는데 조용히 해야지. 왜 자꾸 혼자 노래를 불러?” 

또 그 한마디에 발끈한다. 보고 있다 참지 못한 아내가 폭발한다.     

“애처럼 굴지 말고 당신도 그냥 자. 너도 조용히 하고 얼른 자.”


그 말을 듣고 나서 나도 입을 꾹 닫고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가 아이에게 그만 좀 짜증 내라고 한마디 한다. 그냥 해도 이야기를 꼭 분노해서 말하니 아들이 당신을 무서워한다고.      


나도 모르게 분노가 또 많아지고 있다. 직장과 다른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성향상 예민하다 보니 감정에 대한 반응도 잘 참지 못할 때가 많다. 내 안에 화가 많다. 그것이 공공장소에서는 억눌리다 보니 잘 표출되지 못하다가 가까운 사람에게 분노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차분한 모습만 보던 지인이나 동료가 갑자기 내가 급발진을 하게 되면 당황하거나 놀란다. 당연한 반응이다.      


안에 쌓여있던 화가 술을 마시면 표출되기도 한다. 참 좋지 않는 술버릇이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 까지 아니지만, 꾹꾹 참았던 감정이 어느 누가 한 번 건드리면 멈출 수가 없다. 평소에 화를 잘 풀지 않아 생긴 결과이다.      

주위를 보면 많은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는 경우가 많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다 보니 분노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나보다 못했던 지인이나 친구가 성공하면 질투한다. 그를 볼 때마다 또 화가 난다. 더 심해지고 있다.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분노를 참지 못해 때리는 사건도 늘어나는 중이다. 신림역 칼부림 사건 등만 봐도 그렇다. 세상에 대한 분노가 쌓이고 쌓여 참지 못해 다 죽여야겠다고 마음먹은 범인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SNS도 이런 분노를 쌓게 하는데 일조했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을 보면 다 잘 사는 것 같다. 좋은 집, 외제 차 사진을 올리고, 월 1,000만원 넘게 벌었다고 자랑하는 인증샷을 볼 때마다 축하보다 분노부터 치밀어 오른다.     

 

이렇게 분노가 쌓이다 보면 서로 간에 불신만 쌓이고 소통이 없어진다. 불특정 다수에 대한 공격을 하는 묻지마 범죄가 많아진다. 나 스스로 많은 사람에게 분노를 표출하여 관계가 끊어진 적도 많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할 말은 꼭 해야 하는 성격이다 보니 자주 그런 일이 빈번했다. 그냥 해도 되는 말을 화까지 담았으니 듣는 사람 입장에서 상당히 기분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화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어떻게 방지해야 할까? 이미 화를 냈다면 엎질러진 물이다. 분노가 쌓이는 이유는 앞서 말한 것처럼 내 안의 응어리가 쌓이기 때문이다. 분노를 날리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개인적으로 괜찮았다.     


첫 번째,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소리치는 것이다. 산 정상이나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보자. 두 번째, 노래방 등에 가서 노래를 불러보자. 여기서도 잔잔한 노래 보다 신나는 노래를 골라서 소리를 크게 지르자. 아무래도 내 안에 쌓여있던 감정이 내 음성을 통해 밖으로 분출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분노는 나 자신부터 망가뜨리는 좋지 않은 버릇이다. 올해는 부디 나부터 분노를 조절하여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오늘은 분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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