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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n 18. 2024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두 가지

마흔 살이 되는 것이 두려웠는데, 어느덧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불혹 전에 성공해야 앞으로 남은 인생이 편할 것이라 믿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마흔 후반이 된 지금 느끼는 점은 인생은 내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내가 목표한 바 이룬 성과도 있지만, 100%는 아니다. 2023년 작년 연말부터 내가 원하지도 않았지만, 연이어 실직과 사기까지 경험하면서 인생의 바닥을 다시 한번 치고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다행히 마흔 언저리에 만난 글쓰기는 나에게 오아시스와 같았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며 힘을 얻었다. 이야기보다 하소연에 가깝다. 주저리주저리 그들 앞에서 떠들었다. 한두 번 정도까지 괜찮았는데, 그 이상 그들도 들어주긴 어려웠다. 또 타인의 말은 듣지 않고, 내 말만 했으니 얼마나 짜증이 났을지 이해된다. 그들이 힘들 때 과연 나는 잘 들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나도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지금 주변에 마음을 툭 터놓고 지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그 대상이 사라지니 답답했다. 노트북을 켜고 한글창을 열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생각은 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가진 문제점, 느끼는 감정부터 먼저 쓰기 시작했다. 점차 내 일상 이야기나 예전 좋았던 추억이나 아팠던 기억 등을 끄집어내어 기록했다. 그렇게 글쓰기는 나의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었다.      


글을 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알게 되었다. 타인을 배려하지만 실상 알고 보면 이기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만, 관계 유지는 오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아는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깊게 정을 나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고 싶은 일은 때려죽여도 끝까지 하는데, 하기 싫은 일은 얼굴이 찌푸릴 정도로 한 두 번 해보고 금방 포기한다. 10년 넘게 쓰다 보니 나를 좀 더 정확하게 객관적으로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글을 계속 쓰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도 타인에게 나누고 싶었다. 이때부터 작가라는 꿈을 꾸게 되었다. 그전까지 내가 쓰고 싶거나 나만 보고 싶었던 글을 썼다면, 앞으로 내 글을 읽어줄 독자를 위해 써야 했다. 글쓰기 책도 읽고, 스승님 이은대 작가의 강의를 계속 들었다. 롤 모델로 꼽는 사이토 다카시와 김종원 작가의 책도 계속 읽고 습작했다. 모방도 하면서 나만의 생각을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지금은 잠시 숨고르기 상태다. 올해는 개인 저서 출간을 하지 않고, 쉬어볼 생각도 있다.    

  

글을 쓰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기도 한다. 그들에게 나는 두 가지 질문을 먼저 생각하라고 권한다.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첫째, “독자에게 어떤 도움이나 문제 해결을 가능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가?”이다. 잘 쓰고 못 쓰고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 노하우 등으로 도움이 필요하거나 문제 해결이 급한 독자에게 줄 수 있는 글을 쓰면 된다. 나는 현재 독서와 글쓰기 노하우, 땅에 관련 지식과 경험 등으로 주로 필요한 독자에게 글을 쓰고 있다. 인문학과 철학 공부를 하면서 인생이 힘든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글을 쓰는 연습도 하고 있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우선 첫 번째 질문부터 생각하자.      


둘째, “매일 쓰고 있는가?”이다. 어떤 분야든 수월해지고 잘하기 위해서는 반복과 연습밖에 답이 없다. 오늘 한 편 쓰고 나서 재능이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날부터 쓰지 않는다면 말짱 황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써야 한다. 못 쓰는 글이 많아야 잘 쓰는 글이 나오기 시작한다.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다.      


나는 오늘도 이 두 가지 질문을 먼저 생각하고 주제와 타겟층을 정한다. 내 도움이 필요한 독자에게 어떤 주제로 도움이나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해 줄지 고민한다. 그 후 먼저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써 본다. 어떻게 풀어낼지 구성 방식, 즉 템플릿을 생각한다. 템플릿을 골랐다면 각각 어떤 경험과 지식으로 구성할지 낙서한다. 결론과 연결시켜 메시지를 장착한다. 이후 초고를 쓰고 퇴고의 작업을 거친다. 오늘은 이 두 가지 질문으로 글쓰기에 도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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