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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Aug 24. 2024

내 인생도 결국 한 편의 영화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우연히 며칠 전 퇴근길에 극장을 지나가는데, 많은 사람이 들어간다. 스마트폰으로 요새 무슨 영화가 인기가 있는지 검색했는데, 처음 보는 제목이 많았다. <행복의 나라>, <빅토리> 등 한국 영화가 눈에 띄었다. 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우산을 펴고 서둘러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린 시절 <우뢰매>라는 만화영화를 보고 싶어 어머니를 졸랐다. 방학이 되자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극장에 갔다. 자리에 앉았다. 조명이 켜지고 큰 스크린에 사람이 나온다. 집에 있는 텔레비전보다 더 큰 화면을 보니 너무 신기했다. 화면이 크다 보니 사람의 움직임이나 멋진 풍경이 더 잘 보였다.      


<우뢰매>에 나오는 주인공은 평소에 어둔하게 다니다가 적을 만나면 초능력으로 변신하여 적과 상대하는 에스퍼맨, 그를 옆에서 챙겨주고 같이 대적하는 여주인공 데일리, 이 두 명이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우주의 적이 지구를 침공한다.      


위험에 처한 지구를 이 두 주인공이 적을 막는다. 그들 옆에는 조력자가 있다. 처음에는 적에게 밀리고 여러 위험에 빠지지만 결국 적을 쳐부수고 승리하는 결말로 끝났다. 적을 쳐부수는 에스퍼맨의 동작 하나에 빠져들면서 손뼉을 치고 좋아했던 기억이 절로 난다. 크레딧이 올라간 후 극장문을 나오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그 후로 영화의 묘미에 홀딱 빠졌다. 사춘기 시절에는 외로운 시간을 영화를 보면서 견뎌냈다. 사람이 그리웠다. 사랑을 갈구했다. 그 시절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참 무서웠다. 아마도 그래서 더 로맨스 영화에 더 열광했다.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복수하고 싶어 액션 영화도 즐겨보았다.      

영화를 보고 어떻게 보았는지 내 나름대로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가볍게 노트에 적어보았다. 아마도 그런 경험이 다시 글을 쓰게 만든 힘이 아닐까 싶다. 아내와 만나서도 영화를 즐겨 보았다. 이런저런 영화를 보고 나서 배우의 연기나 줄거리가 어떠했는지, 기대보다 재미가 있었는지 등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시간은 참 빨리 흘러간다. 어느덧 마흔 후반의 나이가 되었다. 벌써 50살이 되어간다니 믿기지 않는다. 인생도 한 편의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내가 주인공이 되어 <황상열>이란 영화를 계속 만들어 가는 중이다. 관객은 나를 아는 가족이나 지인이다. 아니면 나 혼자일 수 있다. 이 영화의 이야기를 쓰는 각본가도 나 자신이다. 내가 어떤 방향으로 쓰느냐에 따라서 영화의 향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영화의 분위기도 내가 좌지우지한다. 인상 쓰고 계속 웃지 않으면 어둡다. 뭔가 열정적으로 몰두하고 집중하면 활기차다.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스토리의 향방도 각본가인 내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마흔 전까지만 해도 잘 웃지 않고 무표정한 상태로 스스로 들들 볶았다. 스트레스로 인해 술만 들이켜 학대하고, 시간을 낭비했다.      


이하영 원장의 <나는 나의 스무살을 가장 존중한다> 책에도 “인생의 고통과 괴로운 장면이 있어야 행복하고 즐거운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영화는 즐거움만 있는 게 아니다. 그런 영화는 성공할 수 없다.” 고 나온다.      

인생이 영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처럼 인생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너무 많다. 영화도 뻔한 이야기가 예측되면 망한다. 관객이 생각했던 상황과 다른 전개로 가면 놀란다. 인생이란 영화가 바로 상상하지 못한 일을 많이 만난다. 나도 그랬다.      


둘째 살면서 성장하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은 인생을 살아갈수록 성장한다. 몸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험을 통해 내면 등도 같이 커진다. 어떤 선택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셋째, 인생은 희극과 비극의 순간이 계속 엇갈리기 때문이다. 즐거움과 슬펐던 순간이 있었다. 성공과 실패도 있다. 이런 일이 계속 영화가 끝날 때까지(죽음) 반복된다.      


아마도 내 인생의 영화는 어떻게 끝이 날지 아직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좋은 각본을 써서 멋진 이야기를 많이 써나갈 수 있다면 해피엔딩이 되지 않을까? 여러분의 인생도 근사한 영화처럼 빛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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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영화같은 책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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