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회장님이 땅 보러 가는데, 빨리 이 땅에 대한 경사도 등 분석 좀 해서 보내줘!”
다른 업무로 바쁜데, 갑자기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울린다. 사장님이다. 일정에 없던 업무가 생겼다. 돌발상황이다. 우선순위를 다시 짜야 한다. 다이어리를 펼치고 업무 순서를 다시 쓰고 지운다. 팀원에게 해야 할 일을 지시하고, 나는 주요 법령을 찾아 검토에 들어간다. 착수하고 1시간 이내에 끝내야 한다. 마음이 조급해진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이전 회사에서 빨리 해야 한다고 급하게 진행했다가 잘못된 결과를 보고했다가 낭패 본 적이 있다. 성격이 급하다 보니 자세하게 검토하지 않고, 대층 아는 내용만 확인했다. 이미 검토한 비슷한 기존 보고서가 있어서 내용만 바꾸어서 보냈다. 나중에 법규가 바뀐 지 모르고 예전 법령 내용으로 결과 도출하니 당연히 틀릴 수 밖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왔다.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옮겼다. 이렇게 회사에서 일어난 한 가지 에피소드로 충분히 에세이를 쓸 수 있다. 첫 문단은 오늘 있었던 사건을 묘사했다. 두 번째 문단은 그 사건에 대한 내 감정을 글로 풀어냈다. 마지막 문단에는 아마 독자에게 “급할수록 돌아가라.” 또는 “아무리 급해도 꼼꼼하게 체크하고 보내는 게 낫다.” 는 등의 메시지로 독자에게 전하고 글을 마무리할 수 있다. 오늘은 회사 업무로 에세이로 만드는 방법을 한번 소개한다.
첫째, 사건과 감정을 순서대로 기록한다.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우선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먼저 묘사한다. 다음 문단에 일이 아닌 그때의 상황과 감정을 쓴다. 예를 들어 회의 중 억울했던 감정, 업무 실수 후 느낀 자책 등 그 마음을 붙잡는다. 감정을 쓸 때 “슬프다.”, “기쁘다.” 등을 직접 언급하지 말고, 그 상황이나 동작으로 설명하자.
둘째, 일상에서 질문을 뽑아낸다. 회의 중 억울했던 감정이 생겼다면 “왜 나는 상사의 말에 상처를 받았을까?”로 질문한다. 질문은 에세이 글의 시작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다. 그 여정을 잘 따라가면서 쓰고 있는 당신의 통찰력이 독자의 공감을 이끌 수 있다.
셋째, 결과보다 “깨달음”을 중심에 두자. 어떤 일을 이룬 성과보다 과정에서 얻은 교훈, “다음에는 이렇게 하지 말아야지.” 같은 다짐이 에세이의 핵심이다. 위 두 문단의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자. 어떤 일을 이룬 결과를 나열하는 것은 일기다. 그 사건에서 얻은 내 깨달음이 독자에게 울림과 공감을 준다.
넷째, 내가 겪은 일에 한 발짝 물러나서 쓴다. 관찰자가 되는 것이다. 제3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단순한 회사일도 인생 이야기로 바뀌게 된다. 회사 업무는 1인칭 내가 했지만, 글로 옮기는 작가 입장에서 나를 타인의 시선으로 본다. 1인칭 시점에서 주관적으로 글을 쓰게 되지만, 제3자 입장에서 보면 보편적 이야기로 변한다.
다섯째, 하찮게 보이는 작은 일에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자. 글쓰기는 일상에 일어나는 평범한 일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여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복사기기 고장난 날”, “야근 후 먹은 김밥 한 줄” 등을 엮어 쓰자. 당신의 평범한 하루가 누구와도 비교가 되지 않는 자신만의 이야기로 재탄생하게 된다.
2015년 처음 글을 쓰는 순간에도 그 당시 다녔던 시행사에서 퇴근하고 나서였다. 월급이 밀리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도 멈추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우울하고 무기력했다.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다. 그런 감정을 적었다. 오늘 회사에서 월급이 밀린 사건을 쓰고, 감정을 적었다. 그것이 내 에세이 글의 시작이었다.
어떤 형태로든 당신이 살고 있는 일상에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고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공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글이 바로 에세이다. 오늘 회사에서 힘들었다면 한번 글로 옮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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