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밤 9시와 토요일 아침 7시는 내 글쓰기/책쓰기 사부님 자이언트북컨설팅 이은대 작가의 책 쓰기 정규수업이 있다. 11년 차 작가이지만, 여전히 글쓰기가 어려워서 사부님의 강의를 시간날 때마다 듣고 있다. 오늘 아침 강의 마지막 사부님의 미니특강 내용을 들으면서 울컥했다. 마지막 구절이 오늘 글의 제목이다. “살아내려 애쓴 흔적은 용서해도 된다.”는 사부님의 멘트가 하루 종일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13년 전 그날이 떠오른다. 너는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마! 그 당시 다니던 작은 설계회사 사장실에서 그 말을 들었다. 월급이 밀려도 나가지 않고,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결국 돌아온 건 해고 통보였다. 나도 나름대로 회사를 위해 몸 바쳐서 일했다고 생각했는데, 내 오산이었다. 철저하게 회사는 성과가 없으면 필요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짐 싸고 나온 날부터 몇 달간 처음으로 방황했다. 이제는 더 이상 내가 일할 곳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방에서 누워있다가 밤만 되면 잠시 나가 거리를 헤맸다. 가끔 지인이나 친구를 만나면 술만 마셨다. 세상을 원망했다. 잘 살고 싶었는데, 매번 나는 이런 어둠의 시간이 항상 오는지 신이 있다면 묻고 싶었다.
가끔 죽고 싶었지만, 살아야 했다. 철없던 생각이다.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데, 가장으로 책임은 다해야 한다. 그 당시 해고당했을 때 회사가 네 번째이자 8년 차 직장인이었다. 그 이후로 많은 어려움이 또 있었지만, 지금까지 6번의 이직을 통해 21년 차 직장인으로 내 책임을 다하고 있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그렇게 아등바등 살았을까. 왜 그렇게 힘들어도 참고, 왜 그렇게 후회할 선택을 하면서도 나 자신을 몰아붙였을까. 가족들이 있고, 살아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나는 살기 위해서 그렇게 살 수밖에 없었다.
어떤 날은 울면서 일했다. 어떤 날은 웃는 척하며 버텼다. 어떤 사람 앞에서는 고개를 숙였다. 또 어떤 순간에는 나 자신조차 속였다. 지금 돌아보면 그 모든 선택이 미숙하고 어설펐다. 조금은 바보 같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때의 나는 진짜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나였다.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과거의 나를 탓한다. 왜 그때 거절하지 못했는지, 왜 그 관계를 놓지 못했는지, 왜 그렇게밖에 말하지 못했는지. 그런데 이제는 그 시절을 조금은 안아주고 싶다.
그때 나는, 정말 잘 살아내고 있었다고 말해주고 싶다. 어디에서도 답이 보이지 않을 때,
그저 “하루를 버티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대단했다.
삶이란 게 꼭 멋지고 예쁘게만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때로는 엉망이지만 놓지 않고 살아내는 것 자체로 충분히 의미 있다. 그러니 이제 그 흔적들을 용서해도 괜찮다.
흔들렸던 그때의 나도, 무너졌던 그 순간도, 기대에 못 미쳤던 나도, 전부 용서할 수 있다.
그건 실패가 아니라 살아 있었던 증거였으니까. 그리고 그 모든 흔적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까.
오늘 하루, 그 시절의 나에게 작은 인사를 건네보자. “고마워. 그렇게라도 살아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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