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업무 출장으로 강릉에 가게 되었다. 자가용을 끌고 오랜만에 혼자 운전하면서 가는 길이다. 안 그래도 생각이 많은 편인데, 운전하면서 밖을 쳐다보면 이상하게 나는 정리가 잘 된다. 평소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13번째 책 주제가 중년의 인간관계다 보니 원고 쓰면서 관계에 대해서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 정리한 내용을 한 구절로 요약했다. “인간관계는 허상이다.”
매일 사람을 만났다. 그렇지 못하면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외로움을 견디지 못했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일상에 지칠 때면 늘 핸드폰 연락처부터 열었다. 오늘은 누구를 만나야 힘이 더 날까? 가나다 순으로 연락처를 어떻게든 다 뒤져서라도 약속을 잡았다. 만나주는 그 사람이 고마웠다. 만날 때 최선을 다했다.
그 사람이 한번 좋아지거나 믿게 되면 한없이 퍼주는 성격이다. 반대로 만날수록 나와 맞지 않으면 처음 몇 번은 맞추다가 아니다 싶을 때 냉정하게 끊어낸다. 그래도 원래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이다 보니 많은 모임에 참가하게 되었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이 독이 되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맞추는 게 습관이 되니 오히려 나를 만만하고 편하게 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허물없이 만든 내 잘못이 더 크다. 적당한 거리를 두지 못하고, 그저 좋다고 여기면 솔직한 내 모습을 모두 오픈했으니 말이다. 너무 가깝게 지내다가 하루아침 관계가 끝난 적도 있다. 그 당시 술도 많이 마시고 타인에게 실수한 적도 많다. 관계 중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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