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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by 황상열

<거리를 두었더니 마음이 가까워졌다> 원고를 쓰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사람 만나기 좋아했다.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렸다. 사람과 주고받는 에너지가 좋았다. 또 다른 사람 돕는 행위에 보람을 느꼈다. MBTI 제일 앞이 E로 시작할 정도로 외향적인 성격이 컸다.


2030 시절은 매일 밖에서 사람을 만났다. 가끔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기도 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그 시절에는 학교 선후배, 지인, 회사 동료, 친구 등 할 것 없이 시간되는 사람은 무조건 약속하고, 술집에서 만났다. 그들과 술잔 부딪히며 인생을 논하다 보면 그날의 피로가 싹 다 가셨다.


작가가 되고 나서도 자기 계발을 좋아하는 모임에 많이 참석했다. 낯을 가리지 않아 금방 친해졌다. 몇 달간 정기적으로 그들과 교류하면서 지내는 시간이 참 행복했다. 어느 정도 친해지자 몇몇 사람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가 만만하게 보였는지, 자신이 필요한 부분을 이제 다 챙겼는지.. 그 이후부터 말도 섞지 않고, 굉장히 불쾌하게 나를 대했다.


5년 동안 몇 번 그런 일을 겪고 나서 사람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물론 내 성격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나는 예의와 태도가 없는 사람,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은 경멸한다. 특히 수강생 한 명도 몇 달 전 나에 대한 고마움이나 배려가 없었다. 예의와 태도에 대한 문제를 좋게 이야기했지만, 본인이 찔렸던 것인지 아니면 나에 대한 미움이 컸던지 탈퇴했다.


5년째 책 쓰기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다른 인플루언서에 비해 크지 않은 커뮤니티에도불구하고, 몇몇 사람이 예의와 태도를 지키지 않았다. 그 부분에 대해 지적하면 그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다들 나가버렸다. 그런 일이 벌어지니 내가 너무 심했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마움을 모르는 사람과는 끝까지 인연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난 주 토요일도 한 모임에 갔다. 오랜만에 동료 작가님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 작가가 몇 년 동안 한 사람에게 시달렸다고 이야기한다. 돈도 많고 시간도 여유가 있다 보니 시도 때도 없이 같이 놀자고 그 작가에게 연락했다. 거절하지 못하고, 자꾸 끌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심심풀이 땅콩도 아니고, 자꾸 바쁜 데 불러내어 놀자고 하니 당사자로 기분이 나쁠 수 있다. 그래도 그 작가는 시간을 내어 몇 번 밥도 먹고 놀러도 같이 다녀왔는데, 그 사람에게 고맙다 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곰곰이 듣고 있다가 나는 왜 그런 사람을 계속 만나고 있냐고 물었다. 그렇게 고마움을 모르는 분이라면 빨리 정리하라고 같이 전달했다.


3일 후 그 작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덕분에 잘 관계를 정리하게 되어서 고맙다.” 나는 인간관계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참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나만의 규칙이 생겼다. 적어도 자신을 도와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작은 은혜라도 꼭 갚아야 한다는 규칙이다. 이 규칙 하나만 지켜도 좀 더 세상은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한다.


인간관계는 정답이 없지만, 그래도 서로 간에 최소한의 예의와 태도는 올바르게 가져가면 좋겠다. 나도 아이들에게 태도와 예의에 대해 가끔 이야기한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인성을 갖추는 것이 더 기본이다. 참으로 삭막한 세상이다. 제발 고마움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길 바란다.


매일 쓰는 사람이 진짜 작가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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