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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 - 권기태 작가님

by 황상열

참으로 오랜만에 두꺼운 소설을 읽었다. 제목만 보고 중력을 비유한 인생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인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를 취재하던 저자가 한 명의 탈락자를 인터뷰를 한 것이 소설의 모티브가 되었다. 탈락한 사람은 공군사관학교의 교관으로 ‘이뤄질 수 없는 꿈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그의 말에 저자는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 꿈을 가지고 열정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주인공 이진우는 우주로 나가고 싶어하는 직장인 연구원이다. 우주인 선발경쟁에 도전하여 거기서 만난 김태우, 정우성, 김유진과 함께 경쟁하고 우정을 다져 나간다. 힘든 경쟁 속에 희박한 확률 속에서도 그들은 그것에 도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우주인 후보가 된다. 어떤 사건으로 인해 4명의 사이도 갈등이 생기기도 하고, 또 위로하며 함께 극복한다. 과연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책으로 직접 경험해 보면 한다.


“세상은 원래 무대가 아닌가요. 어느 무대에 서느냐? 그게 중요하지요. 우리는 무대만큼 살고 배역만큼 살아요. 어떤 사람은 누가 볼 새라 슬그머니 드나들고, 어떤 사람은 떵떵거리면서 객석을 울리고 웃기지요. 나는 여기를 거쳐서 더 큰 무대로 갈 거야, 지구를 내려다보는 저 높은 곳으로, 그런 생각, 휴학까지 하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내 인생의 무대에서 여러 배역을 소화하고 있다. 직장인으로, 때론 글을 쓰는 작가로 또는 아이의 아빠등 여러 역할을 맡으면서 거기서 울고 웃고 한다. 그 일상의 중력에서 벗어나고 싶어 떠 큰 무대를 꿈꾸는 소박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꿈을 꾸면서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알게 되었다.


“오랫동안 한 발자국씩 움직여서 여기까지 도달했다는 생각입니다. 꿈을 이루려고요. 당장 돈이 되는지 아닌지 따지지 않고 멀리 보면서 움직였다는 생각, 상상한 것을 확인하려고 때로는 목숨도 걸었다는 생각, 궁금한 것을 알아보려고 온갖 아이디어를 다 냈다는 생각, 그런 것 때문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작가와 강연가(강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인생 처음으로 절실하게 나의 모든 것을 걸었다. 크진 않지만 그 꿈을 현실로 만들었던 첫 순간 내 자신에게 잘했다라고 처음 말해주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알아보려고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내 모든 걸 던졌던 과정들에 울컥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내 평생 생각만 하고 움직이지 않다가 한 발자국을 내디었던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책을 덮고 나서 이진우, 김태우, 정우성, 김유진 네 인물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에 같이 울고 웃었다. 그들의 인생에도 꿈이 있었고, 꼭 이루지 못했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했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자기계발서도 같이 본 느낌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에게 추천한다.


#중력 #소설 #권기태작가님 #리뷰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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