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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Mar 29. 2019

인생은 늘 예기치 않은 일이 생긴다.

   

 갑작스런 아내의 입원으로 다사다난한 한주가 빨리 지나갔다. 2~3일 정도 검사와 시술을 받으면 금방 회복하여 퇴원할 줄 알았지만, 오늘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서 온전하게 나으려면 꽤 오랜 시일이 걸린다고 한다. 집 안팎으로 아내의 공백이 꽤 크다. 특히 세 아이를 챙기는데 많은 시간을 함께 하다 보니 아이들은 엄마가 보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오늘도 퇴근하고 집에 들러 아내가 부탁한 준비물을 챙기고, 교회에 간 첫째아이를 태워 병원에 갔다. 아내를 돌보던 장인어른도 며칠 수척해진 느낌이다. 막내아이를 일주일간 돌보던 어머니도 많이 지친 모습으로 조금은 쉬셔야 할 거 같아 본가로 가셨다. 하지만 지금 가장 힘든 사람은 아내다. 몸이 아프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심하고 예민한 상황이다. 그런 아내에게 괜찮냐고 물어보다가 별 것 아닌 문제로 짜증을 내다가 상처를 주기도 했다.     


퇴근 후 아이들 밥 챙겨주고, 씻기고 재우고 하는 일을 5일째 하고 있다. 아내가 없으니 당연히 내가 하는게 맞는데, 아이들과 실랑이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화를 내기도 했다. 매일 이 실랑이를 견디면서 아이들을 케어했던 아내가 새삼 대단해 보였다. 그래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니 아빠 노릇도 제대로 할 수 있어 좋다.       


불과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만 여겼다. 며칠 푹 쉬면 나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아내는 입원까지 하게 되었다. 세 아이를 챙기면서 몸을 많이 혹사시킨 결과였다. 도와준다고 하지만 바쁜 직장일과 모임 참여, 출장 등으로 아내 혼자 육아를 하게 했던 것 같아 많이 착잡하고 미안했다.     


인생을 살다보면 예기치 않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며칠 전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던 아내가 갑자기 입원까지 하게 되니 답답하고 속상했다. 이런 상황이 곧 닥칠 거라고 예상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미 일어난 일인데 어떻게 하겠는가?     


그냥 담담하게 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미 잡힌 강의와 모임 일정은 다 취소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아내가 건강을 찾을때까지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 육아를 하면서 많이 배운다고 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과 지내면서 뭔가 얻는 게 있지 않을까 싶다. 한치 앞도 모르는 게 인생이라고 하는데 그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런 예기치 않는 인생 속에서 일희일비 하지말고 그 상황에 맞게 해결책을 찾고 묵묵히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글을 쓴 후 분유 타서 막내 먹이고, 첫째와 둘째 아이 재우기다.       

#예기치않은인생 #인생의변수는늘있다 #인생살이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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