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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Oct 11. 2019

평생 배워야 산다


7년동안 모시고 살다가 올해 초 건강상의 이유로 고향집으로 내려가셨던 장인어른이 어젯밤 집에 오셨다. 퇴근길에 사위노릇도 해볼겸 맥주와 마른안주를 샀다. 오랜만에 장인어른과 맥주 한잔 하면서 그동안 근황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이가 드니 먹어야 하는 약이 늘어간다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으며 공감하기도 했다. 어제는 장인어른의 한마디 한마디가 이상하게 잔소리가 아니라 내가 꼭 들어야 할 교훈 같았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이 교육에 관한 부분이다.      


9남매의 첫째이신 장인어른은 가난한 환경에서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10대 중반에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두시고 생활전선에 뛰어드셨다. 20대와 30대는 원양어선에서 기계를 만지는 일을 하시며 돈을 버셨다고 들었다. 하나뿐인 딸을 키우기 위해 마흔 전후로 한국에 정착하며 또 60세 정년까지 서울시 도로사업소에서 도로 보수를 담당하는 일을 하셨다. 내가 처음 그를 뵌 것이 바로 이때쯤이다. 갑자기 장인어른의 이력을 나열하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가 끊임없이 직업을 바꾸어가며 다시 배우고 익혀 직업으로 삼았다는 사실이다. 물론 먹고 살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직업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계속 하던 일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바꾸는 일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원래 익숙한 것에 길들여지면 잘 바꾸려 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장인어른은 이것을 깨기 위해 평생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배움을 통해 익히는 노력과 함깨 사람이 평생 살면서 죽을때까지 세 번 이상의 직업을 가지게 된다고 미리 예상했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더 이상 하지 못하는 시기가 올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하여 무엇이라도 배우고 학습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묵묵히 듣고 있던 나에게 그 한마디기 깊은 울림을 주었다. 언젠가는 나도 회사를 그만두게 되고 다른 일을 찾을 시기가 분명히 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작가와 강사로 활동하기 위해 배우고 공부하는 중이다. 장인어른도 배를 타서 모르는 기계 분야를 마스터 하기 위해 주경야독의 생활을 반복했다. 또 한국에 정착 후 새로운 도로 보수 일을 배우기 위해 다시 늦게까지 책을 보며 학습했다고 했다.    

  

앞으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더 빠르게 사회가 변하고 있다. 기계와 로봇이 점차적으로 사람이 해왔던 기존의 직업을 대체하는 중이다. 이런 시점에서 지금 본인이 하는 일이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 이에 반해 새로운 직업은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현재도 1인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모델이 이 수단을 이용하여 돈을 버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에 발맞추어 다시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익혀 직업으로 갈아탄 것이다. 점차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시대가 된다.   

   

장인어른은 자꾸 자신의 학력이 짧은데 괜한 헛소리를 하는 것 같다고 하신다. 헛소리가 아니라 엄청난 고견인데 말이다. 평생 동안 실제로 현장에서 부딪히며 공부하고 배웠던 살아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씀이라 더 와 닿았다. 유발 하라리 교수도 ‘이제 모든 성인은 90세까지 평생학습을 해야 하는 사회가 되었다’고 단언한다. 아마 나도 죽는날까지 공부하고 배우는 삶을 살지 않을까 싶다. 평생학습에 가장 중요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독서와 글쓰기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지금 현실에 안주하는 것도 좋지만 항상 부족하다 느끼면서 평생동안 배우고 익히는 습관을 가져보는 것도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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