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편한 나를 찾는 시간

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 투에고

by 황상열

올해 유난히 세상과 사람들에게 치여 상처받는 일이 잦았다. 내 잘못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주는 일도 많았다. 조금은 관계에 지쳐 이젠 나에게 더 집중하려고 마음먹은 이때 만난 이 책이 나를 위로해준다. 오랜만에 딱 맞는 감성 에세이를 만난 느낌이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막내인 무지는 단무지인 본 모습을 숨기기 위해 토끼옷을 입고 살아간다. 그 옆을 지켜주는 콘은 가장 잘 안다는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때 보면 그 속을 모른다. 이런 캐릭터와 함께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글을 잘 쓴다고 하는 투에고 저자가 만났다.


1장 다 잘될거라고 말하진 않을게

2장 불안은 토끼옷에 달린 꼬리 같아

3장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4장 나의 외로움까지 사랑할래

5장 혼자라서 좋고, 함께라서 더 좋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자의 감각적이고 위로되는 글이 다양한 표정을 짓는 무지와 콘의 일러스트가 잘 어우러진다.


“누군가에는 제법 괜찮은 사람,

누군가에는 고민이 많은 진지한 사람,

누군가에는 슬픔에 젖어 우울한 사람,

누군가에는 상처를 줬던 매정한 사람,

누군가에는 실없이 웃기만 하는 사람,

또 다른 누군가는 나를 책 속의 문장 한 줄로 떠올리겠지.

이제는 알아.

모두에게 좋은 모습으로 남고 싶은 마음은

이기적인 욕심이라는 것을.“


이 구절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 동안 많았던 사람들에게 저 위의 문장 중 하나로 사람들은 나를 기억하겠지? 어떤 사람에게 괜찮은 사람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 상처만 엄청 주고 다시는 보고 싶지 않는 사람일수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좋게 기억되고 싶은 욕심이 있었나 보다. 시간이 지나서야 그것이 나의 이기적인 마음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만나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신경쓰고 잘하는 게 맞는데, 그러질 못했다. 여전히 관계를 맺고 풀어나가는 것은 어렵다.


“나부터 나 자신이 못마땅했던 거지.

다들 미움받을 용기를 내려고 할 때,

나는 그냥 나를 미워하는 것으로 모든 문제의 원인을 찾았어.

‘내가 이 모양이라서’, ‘나는 변변찮은 사람이라서’….

그런데 문득 자신에게조차 미움받는 내가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나를 미워하고 자책하는 건 너무 쉬운 해결책이라는 걸,

그제야 조금 느낀 것 같아.

어쩌면 나에게는 미워하지 않을 용기가 필요했던 거겠지.


살면서 나 자신을 참 못살게 군 적이 많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 나인데, ‘내가 이 모양이라서’, ‘나는 변변찮은 사람이라서’, ‘내가 참 못나서’.. 이런 말을 달고 살았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리석었다. 나라도 나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사랑하면서 살았어야 했는데 말이다. 잘하든 못하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책을 읽으면서 역시 세상에서 나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24시간 하루 1년 365일을 살면서 나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모임에서 어느 타이틀을 달고 활동하는 자신도 좋지만,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가장 편하게 쉴 때 비로소 가장 편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은 어쩔 수 없이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지만, 그 반대로 혼자 쉬면서 온전한 나 자신을 찾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한 시간을 가져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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