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소녀의 성장이야기

<여름의 겨울 - 아들린 디외도네

by 황상열

주인공은 폭력적인 아버지와 무관심·무기력한 어머니, 질이라는 동생과 같이 살고 있는 소녀다. 그나마 4살 아래인 사랑스러운 동생 질과 함께 하는 시간이 유일하게 그녀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그러던 어느 한여름날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 할아버지가 얼굴이 반쯤 날아가는 사고를 목격하며 작게 누리던 행복마저 날아가버린다. 동생 질마저 웃음을 잃어버리고 만다. 어린나이에 충격받은 남매를 부모님은 위로는 못해줄망정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여기서 이 소설의 제목이 가장 크게 부각된다. 따뜻한 여름이 필요한데 현실은 아주 추운 한겨울의 상황이다.


웃음을 잃은 동생은 폭력적인 아버지를 닮아간다.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음식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머니를 폭행한다. 어머니는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한다. 동생은 자기보다 약한 동물을 아버지처럼 때리고 괴롭히며 희열을 느낀다. 주인공은 동생을 구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타임머신을 개발하는 꿈을 가진다. 사고 전으로 돌아가야 그 사랑스러운 동생 질을 다시 볼 수 있기에. 그렇게 고군분투 하지만 결국 아버지에 의해 머리칼이 잘리고 사냥감으로까지 쓰이게 된다. 보통 폭력적인 아버지에게 맞으면 몇 번 반항하다가 포기하지만, 소녀는 끝까지 저항하는데..


책을 읽으면서 얼마 전 ‘궁금한 이야기 와이’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15년동안 딸을 성노리개로 삼았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그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어머니가 더 나쁜 줄 알았는데, 아버지의 폭력에 이미 만연되어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결국 최근에 이 사실을 알게된 남동생의 도움으로 딸은 집을 나올 수 있었다. 아버지란 사람은 딸과 애인사이였다며 헛소리 하는 것을 보고 치가 떨렸다. 딱 그녀도 따뜻한 여름처럼 편안한 집에서 현실은 차가운 겨울처럼 살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자기 자식을 여자로 보는 파렴치한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


일상적이지 않는 가정에 살고 있는 한 열 다섯 살 소녀가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다. 불행한 가정환경 속에서도 사고 목격 이후 달라진 동생을 구하기 위해 아버지와 맞서면서 점차 현실적으로 자신이 가야 할 방향과 해야할 일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소설의 결말이 좀 충격적이긴 하지만, 문장의 섬세한 묘사로 주인공의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낸 저자의 능력에 감탄했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내야 할 집에서 가장 위험한 부모와 지내고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부모는 자식을 낳으면 키우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자신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격체로 대해야 하거늘. 책을 덮은 후 눈을 감아본다. 나부터 또 반성해야겠다고. 말을 듣지 않는 7살 둘째에게 너무 화만 내고 소리만 친 건 아닌지. 여름의 겨울이 아니라 항상 따뜻한 여름처럼 아이를 사랑과 관심으로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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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소감> 책 한번 읽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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