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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지친 당신에게

낯익은 타인을 대하는 법 - 정민지 작가님

by 황상열


기자 생활을 하며 일상에서 울컥하는 순간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던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를 쓴 정민지 작가의 신작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세련된 문체로 잘 풀어낸 저자의 첫 책을 공감하며 인상적으로 읽었다. 신간 출간 소식을 듣고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이번 신간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도 예전에는 상대방과 상처를 주고 받으면서 인간관계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좀 덜하다고 서두에 고백한다. 이유는 자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타인’, 즉 나와는 다른 존재라고 인정하면서 심플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동안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주변에 진짜 친하다고 남은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을 좋아하고 낯을 가리지 않아 쉽게 친해지지만,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나의 잘못으로 친했던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관계가 끝나기도 했다. 스쳐 지나가는 인연도 많았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친구라고 부를만한 사람이 적어진다.


“좋은 친구가 될 만한 대상과 가까이하기, 천천히 친해지기, 좋은 관계가 유지되도록 노력하기. 어떤 이유로 헤어지더라도 서로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끝내기.”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천천히 다가가 시간을 두고 친해지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지내는 것이다. 어떤 오해로 관계가 끝나더라도 상처를 주지 않고 쿨하게 끝내면 가장 좋다. 나이가 들면서 이런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중이다.


“서운한 감정은 아무에게나 느끼는 감정은 아니다. 내가 온 마음을 담아서 잘 해주었던 그 상대에게만 느낀다. 나는 너에게 잘해줬는데 왜 너는 고마워하지 않는가,”


내가 좋아하고 친하다고 느낀 사람에게는 정말 최선을 다하는 편이다. 내가 가진 시간을 쪼개어 도와주거나 챙겨주려고 한다. 꼭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나에게 대하는 모습이 무심하거나 나의 반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순간 서운해진다. 내가 해 준 만큼 넌 왜 안하냐고. 관심이 없는 거냐고 한마디 하고 싶지만, 관계가 끝날까봐 속으로만 생각한다. 결국 서운함이 쌓이다가 폭발하고 관계는 쫑이 난다.

“내 머릿 속에도 다시 만나라고 하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 사람, 날 만나준 것이 고마운 사람, 지금도 만난 것이 믿기지 않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섣부른 사랑 속에서 나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나. 무엇을 배웠나.”

열렬히 사랑하고 헤어진 사람들도 내 머릿 속에 남아있다. 오히려 상대방에게 나란 사람이 다시 만나라고 하면 절대 만나지 않았을 사람이거나 만나준 것이 고마웠거나 할 수 있다. 이제는 지나간 과거이지만 그 사람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던 소중한 기억이다.


책을 읽으면서 인간관계에서 정답은 없다는 사실을 저자의 여러 경험담과 인용된 구절을 보며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저자도 결국 서로 사랑하고 상처받지만, 그들과의 관계를 깨지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낯익은 타인들과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재구성하다 보면 결국 나를 만나게 된다. 타인에게도 나에게도 조금은 너그럽게 대하자고.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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