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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Jul 26. 2020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 시간

다시 여기 바닷가 - 싹쓰리를 보며


워크샵의 후유증으로 집에 오자마자 자다가 오랜만에 텔레비전을 켰다. <놀면 뭐하니?>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중이다. 요새 여름에 댄스음악이 사라져 이를 다시 부흥시키는 차원에서 그룹을 결성하여 여름에 맞는 시원한 음악을 다시 선보이는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MC 유재석이 여러 논의 끝에 확정한 그룹 멤버가 가수 이효리와 비(정지훈)다.      


내가 제일 좋아했던 여성그룹 <핑클>의 리더이자 2000년대 초반 솔로 여가수로 우리나라 탑에 올랐던 전무후무한 연예인이 바로 이효리다. 연기를 제외한 예능까지 씹어먹는 재치와 입담, 어떻게 꾸며도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그 매력이 발군이다. 마찬가지로 남자 댄스가수로 정상에 오른 비는 연기까지 겸업하면서 헐리우드까지 진출했던 만능재주꾼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도 시들해지고 대중에서 멀어졌지만, 역시 이효리와 비의 티켓파워는 여전하다.      


이 세 명이 “싹스리”란 그룹을 결성하기까지 과정을 매주 보여줄 때마다 화제가 되었다. 어제 방송에서 뮤직 비디오를 찍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효리와 유재석의 서로 투닥거리는 남매 케미, 막내 동생 비의 허당끼등 서로 허물없이 장난 치는 모습도 나오지만 카메라가 돌아오면 진지하게 춤을 추고 노래하는 촬영하는 모습이 참 멋졌다.      


그리고 방송 말미에 대망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었다. 신곡은 이효리 남편이자 유명한 기타리스트인 이상순이 작곡한 <다시 여기 바닷가>라는 노래이다. 여름에 잘 맞는 시원한 곡이다.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가사도 뮤직 비디오의 분위기도 딱 90년대말~2000년 초 느낌이다. 노래를 듣고 화면을 보고 있는데 왠지 모를 찡함이 느껴졌다. 20년 전 20대를 막 시작한 그 시절의 풋풋함이 떠올라서 그런 걸까? 90년대를 관통했던 그 아날로그적 느낌이 그리워서 그런걸까?      


“나 다시 또 설레어 이렇게 너를 만나서 함께 하고 있는 지금 이 공기가

 다시는 널 볼 순 없을 거라고 추억일 뿐이라 서랍 속에 꼭 넣어뒀는데“     


이 가사 하나만 들어도 뭔가 모를 묘한 감정이다. 싹쓰리 멤버 중 비가 자신들이 찍은 뮤직비디오를 다시 보며 소감을 던진다. “이게 젊은 날의 추억이지.”라는 한 마디에 이효리와 유재석도 역시 슬픔을 느낀다고 공감했다. 아마도 다시 못 올 그 추억을 그리워하는 마음에 다같이 울컥했다. 그 모습을 본 나와 같은 3040은 다 비슷한 감정이 아니었을까?     


다시 한번 유투브를 통해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면서 찬란했던 나의 20대를 떠올렸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만 권의 책을 읽었으며 많은 사랑을 했던 잊지 못할 그 시절의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아마도 그 시절의 많은 경험들이 지금의 나에게 글감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채워갔던 시간들이 나에게는 행복이었다.      

시간은 계속 흐른다. 몸의 나이는 40이 넘었지만 마음만큼은 아직 20대처럼 살고 싶다. 나중에 더 시간이 흘러 지금을 기억하는 순간이 오면 또 어떤 기분일까?      


“추억이 있다는 것은 그래도 내 생애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는 의미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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