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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상열 Sep 05. 2020

인간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이란?

  

며칠 전 올초까지 활발하게 모임과 행사를 이끌다가 한동안 보이지 않던 지인의 안부가 궁금하여 전화를 했다. 오랜만의 통화였다. 반가운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웠다. 근황을 묻기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몇 달동안 보이지 않아 걱정했다는 나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냥 좀 쉬고 싶더라구. 사람에게 너무 시달리고 치여서 마음의 상처를 많이 입었어. 나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 역시 인간관계가 제일 어렵더라구. 잘될 때는 다 좋아보이는데, 안될 때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 떠나가더라구. 자기계발이란 명목으로 모였지만 역시 모래알 같아. 그냥 내가 그 사람들을 너무 내 사람처럼 믿었던 게 죄지.”     


그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공감했다. 많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간다. 자기계발 세계로 입문한지 5년째 되어간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고 친해지는 게 너무 좋았다. 그 사람들과 다 친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어린시절부터 남에게 먼저 맞추고 배려하는 성향이었다. 쉽게 친해지고 너무 가까워지다 보니 문제가 생겼다. 나는 상대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데 상대방이 나에게 그렇지 못하니까 서운했다. 또 바라는 것도 많아졌다. 관계의 거리나 너무 가까워져 감정도 깊숙이 개입되다 보니 작은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 일이 한 두 번 계속되자 서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고, 오해가 생기기 시작했다. 결국 쉽게 친해졌지만 끝나는 속도도 LTE 급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호감은 잘 이끌어내지만, 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는 이런 단점을 고쳐보고 싶었다.      


상대방이 힘들다고 해서 어쭙잖은 위로를 하는 것보다 아무 말없이 지켜봐 주는 것이 현명하다. 나도 아내, 지인이나 친구들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 무조건 “힘내라!”, “다 잘될 거다.” 라고 먼저 이야기를 꺼냈다. 내 입장에서 최선의 위로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듣는 사람에게 영혼 없이 말한다고 오히려 욕만 먹었다.   

   

그리고 나를 친하다고 생각하는 상대방이 더 잘되라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는데, 다 듣지도 않고 내 일은 알아서 한다는 식으로 말을 자르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좋은 의도로 해준 조언인데, 나와 상대방의 관계는 악화되었다.      


작년부터 어떤 사람을 만나면 예전처럼 먼저 나서서 친해지는 노력을 덜 한다. 정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라 생각하면 시간을 두고 연락하면서 지켜보는 편이다. 인간관계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서로간의 적당한 거리” 라고 생각한다. 친하다고 생각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깊숙이 개입하면 오히려 더 멀어진다.      


현대사회에서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방법은 너무 깊거나 얕지도 않게 적당하게 상대방과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우선 내 자신이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할 존재라고 여기며 사랑하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혼자서 조용히 지내려고 했지만, 사람을 좋아하는 성향은 바꿀 수 없는 듯하다. 또 여러 사람들과 단톡방이나 커뮤니티가 늘어나고 있다. 이번만큼은 적당히 주고 받으면서 거리를 잘 유지하여 많은 사람들과 오래 만나고 싶다. 여전히 나에게 관계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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