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임 - 32살 최수미 씨 사연을 보고
어제 점심식사 후 쉬면서 인터넷으로 뉴스를 검색하던 중 하나의 기사에 눈이 갔다. S본부에서 고민을 해결하는 ‘인터뷰 게임’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한 한 32살 미혼모의 사연을 다룬 기사다. 그녀는 10살 아들을 두고 있다. 10살 아들이 보고 싶은 아빠를 찾고 싶다고 사연을 신청했다고 한다.
10살 한결이 엄마 최소미씨는 21살 때 소개팅으로 군인이었던 아이 아빠를 만나 1년 연애 하던 도중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20대 젊은 시절의 연애는 정말 뜨거울 정도로 열정적이다. 최씨는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겁이 나서 아이를 낳을 자신이 없었지만, 아이 아빠가 좋아해서 낳아 키우자고 했다.
그러나 그는 7개월째 갑자기 사라지고 지금까지 연락이 없다고 한다. 무슨 이런 쌩뚱맞은 경우가 있는지. 처음부터 본인이 자신이 없었으면 아이를 낳지 말자고 했어야 하는데, 갑자기 잠수를 타는 이런 무책임한 행동이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아이가 크면서 친구들에게 아빠 없는 아이라고 놀림을 당하다 보니 아빠가 많이 보고 싶었던 듯 하다.
수소문 끝에 아이 아빠의 동생과 연락이 닿았다. 동생은 형과 연락을 안한다고 냉정하게 끊었다. 그래도 아이가 아빠가 보고 싶어서 찾는다며 자기 생일에 초대한다는 문자를 마지막으로 날렸다. 하지만 그는 아이의 생일에 오지 않았다. 여기까지 읽고 나서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 없었다. 아빠라는 인간이 어떻게 자기가 낳은 자식을 보러 오지 않을 수 있는지 그의 뇌구조가 궁금했다.
물론 무슨 사연이 있어 아이 앞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가 보고 싶다면 한번쯤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지금 자라고 있는 10살 아이는 본인이 씨를 뿌려 이 세상에 나온건데, 정말 무책임한 아빠다. 32살 최수미씨가 혼자서 아이를 10년 동안 키우면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 공감이 간다. 오히려 겁이 나서 낳지 말자고 했던 그녀가 혼자 씩씩하게 아이를 키운 용기에 더 감동했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 바쁜 직장 업무와 글쓰기를 핑계로 아이들과 잘 놀아주지 못한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낳은 자식이면 양육해야 할 의무는 당연히 해야 하지 않을까? 부모님이 온전하게 내가 자립할 때까지 뒷바라지 했던 것처럼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한결이 아빠에게 묻고 싶다. 본인이 낳자고 해놓고 갑자기 사라지고 지금까지도 나몰라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적어도 아이가 자랄때까지 최소한의 아빠 도리는 하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지금도 수많은 아빠와 엄마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하루종일 아이들과 사투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물론 그 처자식을 위해 오늘도 힘들게 돈을 벌고 있는 나를 포함한 아빠들도 같이 응원한다. 부모의 책임이 무엇인지 한번 다시 생각해보면서 서툰 아빠의 노력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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