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처음 글을 썼던 날이 기억난다. 한글창을 열어놓고 한 줄을 쓰다가 지우다를 반복했다. 업무적으로 보고서나 검토서는 수없이 썼지만, 나를 위한 글을 써 본 적은 오랜만이다 보니 이렇게 쓰는 것이 맞나 싶었다. 숨기고 싶은 나의 과거를 괜히 남에게 보이는 것이 잘하는 짓인가 고민했다. 어머니나 아내조차 무슨 자랑이냐고 힘든 이야기를 글로 옮기냐고 잔소리 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날마다 글쓰기> 등 여러 글쓰기 책과 강의를 듣다보니 공통된 의견이 있었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나를 드러내야 한다. 나의 민낯까지 솔직하게 꺼내어 글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를 치유하고 위로하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의견을 보고 결심했다. 끝까지 써 보자고. 그때부터 글쓰기에 탄력이 붙었다. 한 줄이 두줄이 되고, 두 줄이 다섯 줄이 되었다. 결국 한 장을 채우고, 두 달만에 첫 책 원고를 완성했다. 나를 토해내며 한 꼭지(A4 기준 2장)를 완성할 때마다 후련했다. 가슴 속에 맺힌 응어리가 풀리는 느낌이다. 그것이 바로 “치유적 글쓰기”라고 했다.
누구든 처음에는 글을 쓰는 것이 어렵다. 남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까? 또는 나를 드러내도 될까? 등의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또 처음에는 자신의 힘든 고통, 감정을 쓰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내어 지속적으로 글을 써야 한다.
매일 조금씩 쓰다보면 나를 깨우치고,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된다. 한 줄 한 줄씩 써내려가다 보면 예전의 고통스런 나를 현재의 내가 위로하고 보듬어주는 현상을 발견한다. 그렇게 쓰다보면 내면의 변화를 겪게 된다.
나도 모르게 편안해진다. 감정의 기복도 줄어든다. 결국 글쓰기를 통해 나를 치유하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반복되면 나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오늘이라도 치유적 글쓰기를 통해 나를 돌아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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