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조각가 헨리 무어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인생을 살아가는 비결은 어떤 과제를, 평생을 바칠 무언가를.
남은 인생동안 매 순간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을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때 명심해야 할 중요한 사실은, 그 과제가
당신이 도저히 완수할 수 없을 것처럼 어렵고 힘든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점심을 먹고 이 문구를 보고 내 평생을 바칠 대상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강의나 다른 글에서도 몇 번 밝혔지만 독서와 글쓰기가 아닐까 한다. 30대 중후반에 만난 이 두가지로 인해 내 인생을 다시 한번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8년전 해고로 인해 참으로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힘들 때 연락하라고 했던 지인이나 친구들 조차 등을 돌렸다. 처자식도 외면하고 남탓 세상탓만 하던 시절이다. 열심히 살았는데 세상을 저주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철저하게 세상과 단절하며 칩거했다.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주위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게 혼자 방에 쳐박혀서 누워 있던 어느 주말이었다. 모두 교회에 갔는지 집에 아무도 없었다. 가방에 있던 수면제 통을 꺼냈다. 얼마 전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내고 받은 수면제다. 수면제 몇 알을 입에 털어넣었다. 알약이 집히는 대로 계속 넣었다. 얼마나 먹었는지 모르겠다. 눈이 점점 감기고 졸음이 쏟아진다. 내 눈 앞에 보이던 모든 것들이 점점 흐려지고 있다. 그렇게 나는 잠이 들었다. 다시는 일어나고 싶지 않았다.
눈을 떠보니 병원이다. 치료받고 세척하고 나서야 제 정신이 들었다. 결혼하고 처자식이 있는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거지? 35살이나 먹고 가장이 되어 기껏 자기 혼자 힘들다고 세상을 등지려고 했다니 참 철이 없었다. 인생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 항상 내가 생각한대로 좋고 기쁜 일만 생길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것보다 살면서 지금까지 인생의 매 순간마다 쏟아부은 적이 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한번도 없었다. 그냥 되는대로 여기까지 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업무처리와 일상을 그렇게 대충 보냈다. 그 결과가 해고라는 결과로 오고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살고 싶어 시작한 독서와 글쓰기가 이젠 나의 평생 과제가 되었다. 지금은 낮에는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생활에 헌신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쓴다. 39살에 만나 지금까지 5년동안 매일 조금씩 글을 쓰면서도 항상 어렵다. 금방 글쓰기의 고수가 될 것 같지만 매 순간 글을 쓸 때마다 괴롭고 힘들다. 죽는 그날까지 내 모든 것을 바쳐 읽고 쓰는 삶을 살 것이다. 그렇게 평생에 바칠 대상을 찾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 힘든 순간이 있어도 그 대상이 있기에 오늘을 참고 견딜 수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한번 뿐인 인생에 내가 목숨걸고 평생 바칠 대상을 찾아보자. 그 대상을 찾았다면 매 순간 즐겁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자. 한번뿐인 인생에 이보다 신나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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