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화양연화

by 황상열


* 화양연화를 보면서


얼마전 끝난 드라마 <화양연화>를 시간날 때 조금씩 시청했다. 재현과 지수는 20대 시절 아름다운 첫사랑으로 만났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된다. 20년 뒤 처지가 바뀌면서 다시 만나는 그들.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서로 마주한 두 남녀의 마지막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이미 결혼한 사이로 다시 만나는 것이 불륜을 미화한다는 단점도 있지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을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참 애틋하면서도 아름다웠다. 4월에 피는 벚꽃도 아주 강렬하고 짧게 자신만의 화양연화를 보여주고 사라진다.


“화양연화(花樣年華)”는 “꽃 화, 모양 양, 해 연, 빛날 화”로 구성되어 있다. 뜻을 풀이하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을 말한다고 나와있다. 드라마를 보면서 과연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언제였을지 돌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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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시절의 화양연화는 다르다


인생을 80살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50%가 좀 넘었다. 지금 시점에서 내 인생의 화양연화가 언제였을까 누군가 물어본다면 선뜻 대답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딱 하 나를 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10대, 20대, 30대로 나누어 그 시절의 화양연화가 무엇인지 선택하기가 쉬울 듯 하다.

나의 10대는 정말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마음이 여리고 감정이 서툴렀다. 어떤 일을 시작하면 두려움이 먼저 앞섰다. 그래도 하나를 꼽으라면 공부를 좀 잘했다는 것. 전교 10등 안에 항상 있어서 부모님을 즐겁게 해드린 점이 10대의 화양연화라고 생각한다.


20대는 이제 성인이 되어 내 마음대로 자유를 만끽하던 시절이다. 오히려 이 시기가 부모님이 나에 대한 걱정을 참 많이 했다. 술을 마시고 집에 안 들어오거나 인사불성이 되어 오니 어느 부모가 걱정을 하지 않을까?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스스로 고민은 하면서 그렇게 다녔으니 불행 중 다행이 아니었을지. 20대의 화양연화는 그 시절에 할 수 있었던 순간의 추억들이다. 원없이 놀고 사랑하고 책을 보고 공부하던 그 모든 순간들.

30대의 화양연화는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만나는 순간이다. 그 외에 임금체불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해고를 당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진 후 다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시절이 30대이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그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들이 지금 40대의 화양연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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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진행중


마흔을 기점으로 낮에는 직장일을 하면서 계속 읽고 쓰는 삶을 살고 있다. 20대에 원없이 놀고 하고 싶은 것에 도전과 경험했던 추억, 30대에 차디찬 인생의 쓴맛을 느끼며 참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버티려고 했던 기억들이 모여 글감이 되었다. 글을 쓰면서 불완전한 나를 계속 채워나가고 있다. 여린 마음과 서툰 감정으로 매사에 불만과 부정적이었던 내가 읽고 쓰면서 진짜 인생을 배우고 사람이 되어가는 중이다.


현재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고 즐겁게 임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행복하고 멋진 순간이 아닐까 싶다. 지금 순간순간 행복한 것이 바로 내 인생의 진짜 화양연화가 아닐까 한다. 매일 만나는 하루 1시간 1분 1초를 아끼지 말고 그 순간 자체를 사랑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밤 이렇게 글을 쓰는 순간도. 돌아오는 내일 아침을 만나는 시간도. 내 인생의 화양연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자신 인생의 화양연화를 통해 멋지고 근사하게 살아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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