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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보다 야사가 재미있다

101가지 흑역사로 읽는 세계사 – 빌 포셋 외

by 황상열

어린시절 어머니가 사준 역사책으로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국사와 세계사를 가리지 않았다. 역사책을 읽으면 그 시절에 있었던 사건 한복판에 간 느낌이었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를 만나기도 하고, 십자군 전쟁에서 병사로 같이 참전하는 꿈도 꾸었다. 몇 번이고 보면서 읽었더니 역사를 외울 정도가 되었다.


학창시절에도 다른 책보다 역사책을 많이 읽었다. 자랑까지 아니지만 역사 과목은 공부를 별로 안해도 시험을 보면 거의 만점을 받았다. 중학교 시절에는 삼국지에 빠져 한동안 책과 게임에 빠져 지냈다. 많은 책을 보지만 역시 역사는 정사보다 야사가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대학 시절에도 교양수업은 한 과목은 꼭 역사과목을 들으려고 노력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는게 바빠서 한동안 역사책을 보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이 책을 만났다. 제목 자체가 흑역사라고 되어있어 관심이 갔다. 흑역사란 말은 일본 건담 애니메이션에서 유래된 단어로 지금은 “없었던 일로 해버리고 싶은 과거의 일”이란 뜻으로 쓰인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안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고대에서 근대까지 101가지 흑역사를 다루고 있다.


몇 가지 재미있게 읽은 흑역사 몇 개를 소개한다. 프랑스 혁명으로 인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루이 16세와 그의 아내 마리 앙투와네트. 사실 그 부부는 빨리 혁명이 일어나기 전 빨리 도망칠 수 있었다. 몰래 도망쳐야 하는 상황에서도 마리 앙투와네트는 화려한 마차를 고집했다. 준비하는 데 몇 시간이 걸리자 동이 트고 나서야 도망갈 수 있었지만, 결국 얼마 못 가 시민들에게 붙잡혔다. 아마 빨리 도망쳤다면 프랑스 혁명이 성공할 수 없었다고 책에서 말한다.


18세기 유럽의 최강자였던 나폴레옹도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한 것을 계기로 몰락했다. 그 후 한 섬에 유배되어 쓸쓸하게 죽어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워털루 전투에서 패하게 된 진짜 이유는 휘하에 있던 미셀 네의 실수였다고 전해진다. 나폴레옹이 가장 크게 신임하던 부하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의 말을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다가 프랑스 군 전체가 큰 위기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런 흑역사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도 주치의가 관례적으로 하던 과잉 치료가 오히려 병을 낫게 하기보다 명을 재촉했다고 한다.


저자는 만약에 이런 흑역사가 없었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거라 가정한다. 그러나 역사는 결국 승자의 시선에서 기록된다. 이미 지나가면 그런 가정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어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다. 알고보니 현대편은 별도로 출간된 사실을 알아서 추후 읽어보려 한다.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역사도 사람이 만들어간다. 역사도 항상 명과 암이 존재한다.”


-다산북스 출판사에서 제공한 서평단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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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소감> 책 한번 읽어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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