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연인들의 모습
며칠 전 퇴근하는 길이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가는 10분 정도가 소요된다. 춥지만 운동삼아 걸어간다. 거리를 걷다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구석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한 남자가 여자에게 화를 내고 있다. 딱 봐도 연인이다. 둘이 뭔가 문제가 생겨 다투는 듯 하다. 여자는 남자의 얼굴을 째려보다 갑자기 고개를 떨구고 울기 시작한다. 소리를 치던 남자는 우는 여자를 보고 난감해 하는 표정이다.
집에 거의 다가오는 골목길 구석에도 한 연인이 보인다. 긴 롱패딩을 입은 남자가 한 여자를 안고 있다. 세상 누가 부럽지 않은 표정으로 서로를 향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다.
집까지 걸어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두 연인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그렇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같다. 바로 서로 사랑한다는 점이다. 사랑하지 않는다면 전자처럼 서로의 감정을 소모하지 않고, 후자처럼 서로 포옹을 하는 등의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이 전제가 되어야 위의 행동들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 사랑의 반대말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난다. 처음에는 남자가 여자의 마음에 들기 위해 구애한다. 하늘의 별도 다 따줄 수 있을 만큼 여자를 위해 헌신한다. 첫인상이 썩 좋지 않았지만 여자는 남자의 노력에 마음을 조금씩 연다. 어느덧 여자는 남자가 좋아지기 시작한다. 내 여자라고 판단되는 순간 남자는 여자에게 관심을 덜 두기 시작한다. 여자는 뜸해진 남자의 연락에 불안해한다. 소홀해졌다는 판단에 여자의 마음은 조금씩 남자에게 멀어진다. 자기 여자라고 확신했던 남자는 방심한다. 그 사이 여자는 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전형적인 연인이 만나고 헤어지는 패턴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대부분 이별이라 말한다.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나는 반대말이 무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표현하는 감정이다. 하지만 마음이 멀어지면서 관심이 없어지면 사랑도 같이 식는다. 사랑하던 사람에게 무관심해지면 그것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관심이 있어야 걱정도 하고 챙겨주고 하는데, 그것이 사라지면 아예 투명인간 취급 받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차원에 있는 듯한.
* 마음껏 사랑하자
이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을 돌아보면 우선순위로 꼽는 것이 이것이다. 가족, 연인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원없이 사랑을 베풀지 못했다고.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계발을 하느라 바빠서 등등 이유가 많다. 나조차도 일이 바쁘다 보니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게 쉽지가 않다.
나중에 잘 되면 사랑하고 행복하게 주자고 다짐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주변 친구나 선배가 병이나 과로사로 유명을 달리하는 일이 있었다. 갑작스런 소식에 인생의 허망함을 느꼈다. 바쁘다는 핑계로 조만간 보자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시간이 될 때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더 베풀지 아쉬움에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또 부부나 연인 사이도 그렇다. 설레임을 지나 익숙함의 단계로 진입하면 조금씩 서로에게 소홀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일을 계기로 해서 사이가 나빠지더라도 인연의 끈을 가볍게 놓아서는 안된다.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면 떠나 보내는 게 맞다. 그게 아니라면 지금 옆에 있는 내 애인이나 배우자가 밉더라도 한번씩 관심의 표현을 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서 자꾸 그런 생각이 든다. 한번뿐인 인생에 자꾸 누구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도 그만해야겠다고. 여전히 철없는 나부터 반성한다. 이제는 누구를 만나든 솔직하게 내 마음을 표현하고 사랑해야겠다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마음껏 사랑하자. 사랑만이 이 지치고 힘든 세상을 비춰주는 한 줄기 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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