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회사생활 한지 만 16년째다. 나이가 들면서 회사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한다. 당장 그만둘 일은 없지만, 향후 내 인생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보니 심사숙고하고 있다. 이 타이밍에 만난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읽게 되었다.
삼성, 엘지등 대기업을 다니는 친구들의 명함을 받다 보면 예전처럼 사원-대리-과장 등의 직급 체계가 아닌 팀원이나 팀장으로 일원화되어 있다. 세계의 유수기업들은 수직적인 직급 문화를 없앤지 오래다. 입사해서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 달 수 있었던 직급 체계는 이젠 무의미해졌다.
경영자 - 중간 관리자 - 실무 직원의 개념에서 점점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서 능동적으로 일하는 사람”과 “단지 시키는 일만 그대로 수행하는 사람”의 두 계급으로 바뀌고 있는 게 요새 회사의 특성이다. 이렇게 회사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려서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사람을 이 책에서 “C레벨, C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정의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CEO, CFO 등을 일컫는 경영자나 리더들을 C레벨이라고 총칭한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계급, 즉 직급이 사라지는 진짜 이유가, 당신의 상사가 사라지는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업은 더 이상 단계별 업무 보고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중간관리자로서의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유능한 엘리트인 디렉터라면 스스로도 얼마든지 업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추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언제나 그랬듯 ‘이윤’이다. 이들은 직급 체계를 갖춰 여러 중간관리자를 두는 기존의 구조보다, 소수의 유능한 엘리트와 다수의 오퍼레이터로 조직을 양극화시킨 구조가 훨씬 더 큰 이윤을 추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
위 구절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했다. 지금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도 또 다른 회사에 다니는 친구에게 듣는 이야기도 이제 일을 하지 않고 사람만 관리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예전처럼 사원이 대리에게 대리가 과장에게 계속 보고하다가 쓸데없이 시간만 보내고 결정이 미루어지는 세상이 아니다. 업무에 문제가 생기면 빠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소수의 유능한 C레벨 리더와 다수의 업무 수행자로 조직을 만들어 빠르게 대응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이윤이 극대화된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본부가 딱 이와 같이 구성되어 있다.
“C레벨은 모든 리스크로부터 자유로운 존재들이다. 먼저 그들은 ‘회사가 망하는 리스크’를 초월했다. 다니던 회사가 망해도 C레벨은 망하지 않는다.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기 때문에 얼마든지 회사를 옮길 수 있다. 심지어 실적이 좋지 않은 기업의 C레벨들도 그 경험을 바탕으로 오히려 더 좋은 조건을 제안받고 다른 경쟁 기업으로 옮기는 일도 일어난다.”
회사내 C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리스크를 감수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해낸다. 나도 지금은 주어진 어떤 업무라도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어떻게 수행할지 고민한다. 방법을 찾아서 일단 시도한다. 시도하면서 실패하더라도 다시 방법을 찾는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다 보면 위기관리능력이 강해진다. 실전에 강하게 되는 사람은 지금 다닌 회사가 망해도 그 경험을 인정받아 바로 옮길 수 있다. 나도 예전 임금체불 등의 이유로 여러 회사를 이직하는 경험이 지금은 강점이 되었다.
“지금은 경쟁의 시대이자 속도의 시대다. 결국 C레벨의 세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규모가 확장될 수밖에 없다. 역량을 갖춘 이들이 신분 상승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문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셈이다. (…) C레벨이라는 블루오션이 열리고 있다. 진급이 아닌 진화를 시작해야 한다. 직장이라는 자기 무대에 우뚝 서고 싶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길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나이가 들면서 C레벨로 올라가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책에 나오는 구절대로 시간이 흐르면 진급이 아닌 진화를 해야 한다. 우리 회사도 C레벨을 가진 임원들이 많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나도 한번 욕심을 내볼까?
일단 1차 목표는 정년까지 회사를 다니는 것이 목표다. 사업을 할 체질이 아직은 되지 못해 회사는 다니면서 다른 일을 병행할 생각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도 C레벨로 도약하고 싶은 생각이 문득 든다. 책에서 C레벨을 가진 사람은 “빠르게 결단한다. 끊임없이 질문한다. 조직을 장악한다. 평판을 도구로 만든다. 거의 모든 것을 협상한다.”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번 이 5가지의 특징을 가지고 C의 유전자를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하나씩 해봐야겠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한번 생각을 바꿔보자. 이제는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업무에 임하면서 자신만의 모멘텀으로 C의 유전자를 가져보는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