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오랜만에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중에 또 한번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경찰관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진지 3일만에 아내와 자녀 2명도 집에서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다. 불과 4일전만 해도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이 한 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다 외제차에 치여 사망했다. 운전자는 70대로 사거리에서 신호를 위반했다고 전해진다.
한 순간에 당한 교통사고로 남편이 허망하게 이 세상을 떠났다는 갑작스런 소식에 아내는 절망했을 것이다. 남편의 상을 치루자마자 아이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결론은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그 상실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보통 금슬이 좋은 부부는 배우자 한 명이 이 세상을 뜨게 되면 꽤 오랫동안 힘들어한다고 들었다.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 사모님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되었다. 그 소식을 접한 대표가 반년동안 폐인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잠시 회사를 맡기기도 했다. 소문난 잉꼬부부라고 소문이 자자했다. 회사 행사가 있으면 늘 같이 하는 모습을 봤다.
그러다 급성 백혈병으로 두 달을 못버티고 세상을 떠난 사모님의 장례식에서 하염없이 영정을 붙들고 울고 있는 대표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그 절절한 사랑을 알기에 보는 사람들의 슬픔은 배가 되었다.
2000년대 초반 완전한 사랑이란 드라마가 있다. 차인표와 김희애가 주연한 드라마로 가난한 여자와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남자가 사랑을 한다. 결혼과 함께 환경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생기다가 아내가 불치병에 걸린다. 결국 죽음에 이를 수 밖에 없던 아내를 간호하며 후회하며 진짜 처절하고 완전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결말이 충격이었다. 아내가 죽고 나서 남은 아이들을 데리고 스키장에 가는 도중에 남편도 머리를 붙잡고 쓰러진다. 아내가 죽은 충격으로 뇌출혈이 온 것이다. 병원으로 가는 도중 남편도 사망한다. 이렇게 두 주인공의 죽음으로 제목처럼 완전한 사랑을 이루었던 것이다.
오늘 뉴스로 접한 경찰관 부부의 안타까운 이야기도 결국 완전한 사랑이었을지 모른다. 살아생전에 아마도 서로 사랑하고 보듬어 주면서 지냈을 듯 하다. 그래도 안타깝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남편을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서 아이들을 잘 키우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을. 아이들 목숨까지 앗아간 건 아쉽고 안타깝다. 어느 누구도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 가진 못할진데.
이 기사를 보며 다시 한번 느껴본다. 역시 사람 인생은 한치 앞도 모른다는 사실을. 내일 당장 내가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다. 아니 10분뒤에 일어날 일도 예상이 되지 않는다. 사고를 당한 경찰관도 그의 아내도 일주일 전만 해도 이런 비극이 일어날 줄 어떻게 알았을까? 결국 답은 하나다.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야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조금은 덜 아쉽지 않을까?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은 저 세상에서 영원히 이루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