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등감 덩어리
“야! 그것도 몰라. 다시 검토서 써와. 표준화 모르냐고!”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다니던 회사에서 상사들에게 많이 혼났다. 틀에 맞추어 잘 준비해서 가져갔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그들이 보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내용으로 혼을 내는 것은 상관없다. 그러나 폰트가 이상하다거나 줄 간격이 왜 맞지 않느냐 등등 말도 안되는 것으로 뭐라 할때는 상당히 억울했다.
계속 혼나니까 위축이 되었다. 참다 못해 몇 번 반항하기도 했지만, 직급 순서로 인해 결과론적으로 당하게 된다. 칭찬을 받아야 더 잘하고, 욕을 먹으면 한없이 가라앉는 성향이란 것을 일하면서 깨달았다. 혼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했지만, 자꾸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에 비해 같이 있던 동료들은 나보다 덜 혼나고 인정을 받는 모습을 보니 더 움츠려들게 되었다.
자꾸 동기와 비교하게 되고, 나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처럼 보였다. 자존감은 바닥을 치고 열등감에 많이 사로잡혔다.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술로 푸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위에서 이렇게 하면 더 좋아지는 방법을 알려주어도 듣지 않았다. 알량한 자존심만 남았다. 결국 이것이 쌓여 다니던 네 번째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후 자존감은 바닥까지 추락했다.
*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
많은 사람들이 자존감과 자존심을 혼동한다. 자존감은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이와 반대로 자존심은 타인이 나를 존중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자존심이 센 사람은 항상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한다. 세상이 만든 기준에 맞추어 남들이 잘한다고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 못하면 우울하고 자책한다. 나를 바라보는 관점이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 있다보니 비교하고 눈치를 보게 된다. 당당한 태도를 취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감정에 내 자신을 맞추게 된다. 인생의 주도권을 타인에게 주고 있는 셈이다.
내가 그랬다. ‘왜 하는 일마다 이렇게 잘 되지 않지? 내가 맡은 업무가 다른 사람에 비해 왜 이렇게 어렵고 힘든거지? 학창시절에는 나보다 못한 친구들이 밖에서 승승장구 하는데 내 처지는 왜 모양이지?’ 라고 생각했다. 자존감은 바닥이고 자존심만 세다보니 내 자신을 계속 학대했다. 그것이 계속 쌓이다가 결국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진 것이다.
다시 살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썼다.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자존감이 무너진 이유가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일 읽고 쓰면서 내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쓴 글을 읽고 공감을 누르고 힘이 된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고 나도 이 세상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생각에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내 자신이 참 자랑스럽고 괜찮은 사람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계속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매일 쓰고 있다.
몇 년전 다시 뭉쳐 화제가 된 원조 걸그룹 핑클 멤버들이 같이 한 프로그램에서 캠핑을 간 적이 있다. 캠핑카를 모는 이효리가 멤버들에게 자존감을 올리는 방법 한 가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남들이 보지 않을 때도 내 자신이 기특하게 보이는 순간이 많을 때라고 한다. 이제 남편이 된 기타리스트 이상순이 나무 의자를 만드는 데 밑바닥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이효리가 보이지도 않는데 왜 열심히 닦냐고 했더니 내 자신이 알고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남이 생각하는 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나라는 사실을 한번 더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가끔 타인의 눈치를 보고 잘되는 사람을 비교하며 자신을 낮추는 내 모습을 본다. 그럴때마다 홀로 글을 쓰면서 낮아진 자존감을 올리는 연습을 한다. 남들이 보지 않아도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내가 기특하다고 외쳐본다. 어제보다 오늘은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있는 나니까. 지금도 자존감이 낮아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에 하나씩 자신이 기특하고 근사하게 보이는 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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