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도 가끔 재고 정리가 필요하다

by 황상열

군 제대 후 복학하고 나서 방학때마다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손님안내, 컴퓨터 청소 및 재떨이 버리기, 음료수와 음식 정리가 주된 업무였다. 특히 음료수와 음식은 하루가 지나면 유통기한이 있다보니 팔리지 않고 남은 재고가 쌓이면 골치가 아팠다. 재고정리를 잘하기 위해 먼저 수량 파악을 해야했다. 그 뒤 좁은 창고에 재고 물건을 어떻게 잘 쌓아야 할지 고민하고 정리했다.


같이 일하던 후배는 그 재고정리가 귀찮아서 매번 음료수와 음식이 남으면 자기 돈으로 직접 사먹거나 몰래 버리기도 했다. 버리는 모습이 나중에 사장에게 걸려 결국 월급에서 그만큼 차압당했다. 그 뒤로 나를 도와 재고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둘이서 재고를 같이 파악하고 정리하다 보니 이제 미리 물건을 주문할 때도 어느 수량을 주문해야 할지 감이 왔다. 이렇게 매일 하다보니 3개월 뒤에는 남는 재고도 거의 없을 수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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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마찬가지다. 어떤 목표를 정해 매일 열심히 살고 있지만, 가끔은 지칠 때도 있다.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지 고민하기도 한다. 심지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하던 방향에서 멀어져서 충격을 받는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진다. 자신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지만, 아무 계획없이 무조건 하다보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의 결과다.


2015년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무턱대고 썼다. 그냥 열심히 쓰다보면 언젠간 내 책을 출간할 수 있다는 믿음이 컸다. 그렇게 2주를 열심히 썼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내가 쓴 글은 도저히 책에 들어가는 원고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내가 생각하던 방향과 다르다 보니 더 이상 쓰는 것이 무서웠다. 그냥 열심히 한다고 해서 목표를 다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순간 의욕이 떨어졌다.


목표를 세웠다면 아마도 그에 따른 세부계획은 분명히 세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 세부계획을 애매모호하게 정했다면 실천도 구체적이지 않다. 그렇다 보니 열심히 하고 있지만 계획대로 내가 정확하게 가고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이럴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내가 목표를 향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중간에 몇 번씩 점검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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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는데도 목표에 대한 결과가 신통치 않다면 일단 멈추자. 그리고 다시 한번 목표와 세부계획이 잘 세워져 있는지, 내가 그 계획대로 잘 가고 있는지, 만약 잘못 되었다면 다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등등 점검이 필요하다. 즉 인생에도 재고 관리가 필요하다. 스스로 피드백을 하면서 잘못된 부분은 고쳐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후 나도 다시 초고의 방향은 어떻게 해야 하고 언제까지 써야 할지 등등 스스로 점검 및 피드백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


혹시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 오늘 문득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궤도에서 이탈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잠시 멈추고 점검부터 하자. 쌓여있는 재고가 당신 목표 달성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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