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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e Jan 23. 2017

정상 혹은 지극히 정상

하루하루를 여행하는 배낭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멈추는 때가 있다.

말 그대로 멈춰 버리는 것.

일체의 생각도 없고, 글을 읽거나 쓰거나 하지도 않는다.

음악도 듣지 않는다.

사람도 만나지 않는다. 얘기도 없다.

물론 100% 그런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최소화한다는 뜻이다.


앨리게이터는 비활동기에 활동을 최소화하여 에너지 소모를 줄임으로써,

먹지 않고도 길게는 몇 년을 버틴다고 한다.

일분에 심장 박동을 2~3회로 줄일 수 있다고 하니... 대단한 버티기다.


사람들 사이에서 '버티기'란 게 가능할까? 의문이다.

더 멀리 뛰기 위해 잠시 몸을 움츠린다고 하지만,

그 잠시 움츠리는 순간에 이미 수많은 사람들은 계속 뛰고 있으니까.


문득 스스로 점검해 본다.

사이코패스 지수 25점 이상 최상급 사이코패스에 대략 21~22점쯤 나올 것 같고,

소시오패스 지수도 아마 그만큼?

우울증 혹은 공황장애도 70% 이상은 나올 것이다.

새롭지도 않다.

컵에 물이 가득 담겨 있다고 무슨 일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넘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


딱 이런 상태에 어울리는 책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다.

라디오로 시작해서 다양한 미디어로 변형이 되었지만,

이것은 글로 읽는 것이 제 맛이다.

만약에 누군가가 말로 이 이야기를 한다면 아마도 몇 대 쯤 때리고 그만두라고 했을 것이다.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는 것도 사실...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다만.... '마빈(하는 일에 비해 너무 지나치게 똑똑한데(혹은 해서) 우울증 걸린 로봇 캐릭터)'을

만들어낸 영화(2005년판, 가스 제닝스 감독)는 특별히 봐줄 만하다.  

영화 캐릭터 포스터. 은색 동그란 녀석이 마빈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한창 은하수를 여행 중이다. (누구에게 주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합본, 2005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

더글러스 애덤스(Douglas Adams) 지음, 권진아, 김선형 옮김

2005년. 책세상

합본으로 1,235 페이지의 두께는 8.7cm. 그냥 펼쳐 놓는 것 외에 다른 쓸모가 없다. (라면 받침대로도, 목침으로도, 들고 다니기도 부적합)

이 이야기의 오리지널은 라디오 드라마다. 때문에 책을 원전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취향대로.... 책이 가장 정신없고 정리가 안되어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책을 선택했을 뿐이다.

1978년에 최초로 라디오 드라마가 시작되었고, 작가는 2001년에 죽었다.

'전 우주적 시추에이션 코미디'라고들 분류한다.

대체로 영국식 유머 어쩌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저 진지한 아재 개그 모음집 정도다. 그다지 진지하지 않고, 심각하지 않으면서 별로 웃기지도 않는 시답잖은 이야기다. 그리고 그게 매력일 뿐이다.

어디까지 읽었는지 궁금해할 필요도 없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자고 일어나 정신이 덜 든 상태에서도 그냥 읽어 내려가면 그만이다. 세상 편한 막 책이다.


A sky full of stars (by Coldplay): 4분 28초

작사/작곡: Tim Bergling, Guy Berryman, Jonny Buckland, Will Champion, Chris Martin

2014년 발매

콜드플레이(Coldplay)의 6 번째 스튜디오 앨범 'Ghost Stories'에 8번째 곡이며, 싱글로는 앨범에서 3번째로 발매되었다.

아비치(Avicii)가 공동으로 곡 작업하고, 프로듀스 했다. (어쩐지 냄새가 많이 난다 했다)

밴드의 첫 번째 EDM 곡이며, 댄스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사실 그 외에 모 특별하게 언급할 것도 없지만, 언급하지 않아도... 그다지 아쉬울 건 없다.

아! 뮤직비디오가 좋다. 끝날 무렵의 떼창이 기분을 가볍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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